올들어 기업대출 15조 늘린 은행권…대기업대출 급증

기사등록 2026/04/07 14:00:00 최종수정 2026/04/07 15:04:23

대기업대출 8.7조↑ 자영업자 대출은 1조 증가 그쳐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주요 시중은행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4%를 넘어섰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3일 기준 연 4.01~5.38%로 집계됐다.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 하단이 4%를 웃돈 것은 약 1년 2개월 만이다. 그동안 금리 하단은 지난 2024년 12월 이후 3%대를 유지해 왔다. 올해 들어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19일 서울 시내 atm 기기. 2026.02.19.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따라 국내 주요 은행의 기업대출이 올들어 15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대기업대출이 증가세를 주도하며 대기업으로의 자금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3월 말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859조7738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5조484억원(1.78%) 증가했다. 그 중 대기업대출은 179조119억원으로 같은 기간 8조7127억원(5.12%) 늘었다. 전체 증가분의 58% 가량을 대기업 대출이 밀어올린 것이다.

중소기업대출(소호 제외)은 355조2932억원으로 지난해 말 보다 5조2995억원(1.5%) 증가했다. 자영업자 대출은 같은 기간 1조362억원(0.32%) 늘어나는 데에 그쳤다. 대기업대출 증가율과 비교하면 속도가 더디게 늘어난 셈이다. 은행들이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린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들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한 것은 자산 건전성 관리를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수 부진에 고금리 상황이 겹치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기 위해 리스크가 큰 중기, 자영업자대출을 적극적으로 늘리기 보다는 대기업대출 비중을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확대 기조도 맞물렸다. 보통주자본(CET1) 비율 관리를 위해 자본 대비 위험 부담이 큰 개인사업자 대출보다는 신용도가 높고 상대적으로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이 낮은 우량 기업으로 자금이 쏠린 것이다.

지난 1월 말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대기업대출 연체율은 0.13%로 전월 대비 0.01%포인트 오른 반면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82%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71%로 같은 기간 0.08%포인트 뛰었다.

은행들이 건전성 지표 관리를 위해 대기업 대출 확대에 집중하면서 개인사업자대출 등 '포용금융'은 뒤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대출에서 기업대출로 자금이 이동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본격화된 모습이다.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765조729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조9491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1조2742억원 줄어들며 가계대출 감소세를 이끌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생산적 금융을 확대하면서도 자산 건전성 관리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기업여신 심사 프로세스 강화 등 기업대출 확대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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