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40만㎞ 떨어진 지점 도달…최대 40.6만㎞까지 나아간다
인류 최초 달 뒷면 탐사 등 본격 개시…40분 간 '통신 두절' 나타난다
새로 관측한 달 크레이터 2곳에 이름 붙이기도…달 지형 등 관측 예정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인류를 다시 달로 보내기 위한 유인 탐사 임무인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이 56년 만에 인류 유인 우주 비행 최장 거리 기록을 경신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지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점에 도달한 인류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으며, 달 뒷면을 직접 관측하는 등 본격적인 달 근접 비행 임무에 돌입했다.
◆'아폴로 13호' 넘은 40만㎞ 비행…인류 역사상 '최장 거리' 경신
7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달 궤도 시험 비행 중인 아르테미스 2호의 우주비행사 4명은 비행 6일 차인 6일 오후 1시 56분(미 동부 표준시 기준) 지구에서 24만8655마일(약 40만148㎞) 떨어진 지점에 도달했다.
24만8655마일은 지난 1970년 아폴로 13호가 세웠던 기존 유인 우주 비행 최장 거리 기록과 같은 수치다. 오리온 우주선에 탑승한 승무원들은 지구로 회항하기 전 최대 약 25만2760마일(약 40만6776㎞)까지 나아가며 인류의 활동 영역을 다시 한번 확장할 계획이다.
이번 미션에는 리드 와이즈먼, 빅터 글로버, 크리스티나 코크, 제레미 핸슨 등 4명의 우주비행사가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일(현지시각) 플로리다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대형 로켓 SLS(우주 발사 시스템)에 실려 발사된 이후 성공적으로 달을 향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로리 글레이즈 NASA 본부 탐사 시스템 개발 임무국 본부장 대행은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전 인류를 위해 새로운 개척지를 지도로 그리고 있다"며 "이번 미션은 단순한 기록 경신을 넘어 달 기지를 건설하고 달 표면에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상주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실천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인류 최초 '달 뒷면' 육안 관측 예정…크레이터에 '아내 이름' 붙이기도
기록 경신과 함께 승무원들은 달 근접 비행을 통해 고난도 과학 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들은 오후 7시2분(한국 시각 7일 오전 8시 2분)께 달 표면에서 약 4070마일(약 6550㎞) 거리까지 접근할 예정이며, 특히 인류 최초로 달 뒷면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우주비행사가 된다.
우주비행사들은 달 뒷면을 통과하는 과정에서 달이 태양 앞을 가리는 일식 현상을 목격하게 되며, 휴대용 디지털 카메라를 활용해 고해상도 달 표면 사진을 촬영하는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특히 달 관측 과정에서 승무원들은 육안으로 확인한 일부 크레이터(운석 구덩이)에 임시 명칭을 붙이기로 제안하기도 했다.
오리온 우주선의 이름을 딴 '인티그리티(Integrity)'와 함께, 리드 와이즈먼 사령관의 사별한 아내를 기리기 위한 '캐롤(Carroll)'이라는 명칭이 제안됐다. 해당 명칭들은 미션 종료 후 국제천문연맹(IAU)에 공식 제출돼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승무원들은 6일 오후 4시40분(한국 시각 7일 오전 5시40분)께 달 표면의 미세한 색상 차이를 보고하기도 했다. NASA에 따르면 이는 달에 대한 과학적 이해를 넓히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간의 눈으로 포착할 수 있는 갈색과 푸른색의 미묘한 색조는 특정 지형의 광물 구성과 연대를 파악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후 달 표면 관측 임무도 정교하게 진행된다. 승무원들은 약 7시간의 관측 기간 동안 '오리엔탈레(Orientale) 분지'와 '헤르츠스프룽(Hertzsprung) 분지'를 집중적으로 살핀다. 38억년 전 형성된 오리엔탈레 분지와 이후의 충돌로 마모된 헤르츠스프룽 분지를 비교 분석함으로써 달 지형의 지질학적 진화 과정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달 관측 과정에서 오리온 우주선이 지구에서 보이는 달의 앞면에 접근함에 따라 지구 동반구 일부 지역의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들이 관측하는 것과 동일한 지형을 볼 수 있다. 여기에는 미래 CLPS(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 착륙지인 '라이너 감마(Reiner Gamma)’도 포함된다. 이 지역은 학계에서 그 기원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 중인 밝고 신비로운 소용돌이 무늬 지형이다. 약 500마일(약 804㎞)까지 뻗어 나가는 하얀 줄무늬로 유명한 폭 27마일(약 43㎞)의 밝은 크레이터 '글루슈코(Glushko)'도 관측 대상이다.
달 근접 비행 내내 승무원들이 보내는 관측 정보들은 아르테미스 미션 통제실 내 ‘과학 평가실’에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평가실은 새로운 보고가 들어올 때마다 후속 질문을 던지며 추가적인 관측 계획 및 지침을 오리온 우주선에 전하고 있다.
아르테미스 2호 미션은 이제 후반부로 접어들었다. 6일 오후 6시 45분(한국 시각 7일 오전 7시 45분)에는 우주선의 시점에서 지구가 달 뒤로 사라지는 '지구 몰(Earthset)' 현상이 발생한다.
지구가 달 뒤로 사라지고 오리온 우주선이 달 뒷편을 지나는 동안 지구와의 신호가 완전히 차단되는 약 40분간의 '통신 두절(Blackout)' 구간을 지나게 된다. 이 시간 동안 우주선 내부 카메라 영상 송출 등은 중단되지만, 우주선은 사전에 계획된 궤도에 따라 비행을 계속한다.
이후 오후 7시 25분(한국 시각 7일 오전 8시 25분)께 지구가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지구 돋이(Earthrise)'와 함께 지상 통제 센터와의 교신이 재개될 예정이다. 교신이 멈추는 이 40분 동안은 오로지 4명의 우주비행사만 달 뒷면 우주공간에 오롯이 놓이게 되는 셈이다.
임무를 마치고 지구로 기수를 돌리는 아르테미스 2호는 오는 10일 오후 8시 7분(한국 시각 11일 오전 9시 7분) 샌디에이고 해안에 착수(Splashdown)하며 10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귀환한 승무원들은 헬리콥터를 통해 미 해군 수송함으로 이동해 의료 검진을 받은 뒤 휴스턴 존슨 우주 센터로 복귀한다.
제레미 핸슨 우주비행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먼 지점에 도달한 신기록을 쓴 이후 "인류가 도달했던 가장 먼 거리를 넘어서는 이 순간, 인류 우주 탐사의 선구자들이 이룩한 업적에 경의를 표한다"며 “우리는 지구의 중력을 뒤로 하고 우주를 향한 여정을 계속 이어갈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기록이 그리 오래가지 않도록 현재와 다음 세대에게 새로운 도전의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라고 소회를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