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변호사시험은 능력 검정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해"
법전협 "변시 취지에 대한 고민 보이지 않아"…변협 비판
[서울=뉴시스]이윤석 기자 =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원장들이 변호사 시험 응시자의 80% 수준까지 합격자를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원장단은 6일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한 성명서'를 통해 "변호사시험의 자격시험화와 이를 위한 구체적인 이행계획 수립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변호사 시험은 합격률이 50%대 초반에 고착돼 사실상 응시자의 절반을 탈락시키는 선발시험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이는 법률이 정한 '능력 검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50%대 합격률은 유능한 인재들을 수차례 재응시로 내몰아 사교육 시장에 의존하게 만드는 기형적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며 "이미 도래한 AI 시대에 필요한 창의성과 실무능력을 갖추도록 교육하고 싶어도 '제도의 비정상'이 계속되는 한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이들은 "변질된 정원제 시험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값비싼 사교육에 의지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생활비 부담으로 학업에 전념할 수 없는 취약계층"이라며 "변호사시험이 이들을 걸러내는 '장벽'이 아니라 기본 소양을 확인하는 합리적인 '관문'으로 정상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스쿨 원장들은 ▲변호사시험법 입법 취지와 로스쿨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도록, 변호사 시험 합격률을 응시자 대비 80% 수준으로 조정할 것 ▲단계별 합격률 상향 조정 등 변호사시험 자격시험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할 것 ▲로스쿨이 시험 대비 교육이 아닌 실무 중심의 다양한 법조인 양성이라는 본래 교육 목표를 충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제도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 착수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성명에는 ▲함태성 강원대 로스쿨 원장 ▲김재윤 건국대 로스쿨 원장 ▲신영수 경북대 로스쿨 원장 ▲박정훈 경희대 로스쿨 원장 ▲김상중 고려대 로스쿨 원장 ▲송시섭 동아대 로스쿨 원장 ▲김현수 부산대 로스쿨 원장 ▲홍대식 서강대 로스쿨 원장 ▲이재민 서울대 로스쿨 원장 ▲김회균 서울시립대 로스쿨 원장 ▲이선희 성균관대 로스쿨 원장 ▲조지만 아주대 로스쿨 원장 ▲김홍기 연세대 로스쿨 원장 ▲서보건 영남대 로스쿨 원장 ▲윤상민 원광대 로스쿨 원장 ▲김대인 이화여대 로스쿨 원장 ▲손영화 인하대 로스쿨 원장 ▲류전철 전남대 로스쿨 원장 ▲박수영 전북대 로스쿨 원장 ▲표명환 제주대 로스쿨 원장 ▲정홍식 중앙대 로스쿨 원장 ▲이창원 충남대 로스쿨 원장 ▲김판기 충북대 로스쿨 원장 ▲최철 한국외대 로스쿨 원장 ▲위계찬 한양대 로스쿨 원장 등 25명이 참여했다.
한편 전국 로스쿨 원장들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법전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변호사협회(변협)의 설문조사가 "답이 정해져 있는 기이한 설문조사"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앞서 변협은 지난 3일 '변호사 수 적정성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75.9%인 1914명이 변호사 시험 합격자 수가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다소 과잉'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536명(21.3%)이었다. '적정', '다소 부족', '매우 부족'을 답한 응답자를 합쳐도 71명(2.8%)에 불과했다.
법전협은 "해당 설문이 '변호사들을 위한 장벽을 계속 높여달라'는 일부 변호사들과 변협의 요구를 보여주는 참고자료로서 의미는 있으나, 그 외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알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한 "변호사시험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매년 반복되는 변호사 업계의 변호사 배출 축소 주장에는 변호사시험의 취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의 기대소득에 따라, 또는 이에 대한 법률수요자와 미래 세대의 필요를 무시한 한쪽 당사자의 일방적인 주장에 따라 신규 변호사 자격 취득자 수가 정해진다면, 변호사시험의 취지를 전면적으로 몰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