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 주재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 개최
전방위적 제도개선 방안 발표…잔고검증·거래차단·승인절차 강화키로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점검 결과도 공개…내부통제 부실 사례 드러나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실제 보유 물량 이상으로 비트코인이 오지급된 빗썸의 '유령 코인'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장부와 실제 보유량을 비교・검증하는 '잔고대사'를 기존의 일(24시간) 단위에서 5분 주기로 단축하기로 했다. 또 수작업이 불가피한 고위험 거래 계정은 고유계정과 분리하고, 직원들이 거래를 교차 검증해 승인할 수 있도록 '다중승인' 절차도 도입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6일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을 주재로 '가상자산 업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내용의 내부통제 체계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간담회에는 금융정보분석원(FIU) 제도운영기획관, 금감원 부원장보,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 디지털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닥사·DAXA)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닥사와 거래소들은 '공동 결의문'을 발표하며 자율규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을 약속했다.
◆당국 현장점검 결과 공개…거래소 내부통제 부실 만연
금융당국 점검 결과, 5대(두나무·빗썸·코인원·코빗·스트리미) 거래소의 이용자 자산 관리 시스템은 매우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 거래소가 잔고대사 운영 주기를 일 단위(24시간)로 둬 오지급 사고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또 잔고대사 과정에서 수량 불일치가 발생할 경우 시스템상 즉시 거래를 중단시키는 '거래차단조치(Kill Switch)'도 전무했다.
자산 보관 상황을 분기별로 회계법인의 실사를 받고 있으나, 영업 비밀을 이유로 가상자산 보유량은 공개하지 않고 장부 대비 실제 보유 비율만 공개하는 등 외부공시가 형식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고유계정과 고위험거래 계정을 별도 분리하지 않아 지급 금액을 잘못 적는 '인적 오류'에 매우 취약했다.
고위험거래에 대한 사전 지급계획이 마련되지 않았고 실제 지급대상·종목을 자동으로 검증하는 시스템도 없었다. 담당자 1인 또는 부서장 1인 승인만으로 지급이 이뤄지는 등 '다중 승인체계' 구축에도 소홀했다.
내부통제시스템 운영도 미흡했다. 업무 전반이 아니라 소수의 항목에 한해 준법감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준법감시인의 내부통제 현황 주기적 점검과 이사회 보고를 누락하는 등 준법감시 기본절차를 지키지 않았다.
◆금융사 수준으로 통제 강화…상시 잔고검증·거래차단 체계 도입
금융당국은 ▲표준화된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 ▲고위험거래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실효성 확보 등 세 방향을 중심으로 제도개선안을 마련했다.
우선 오지급 사고 발생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모든 거래소에 5분 주기의 '상시 잔고대사 시스템 구축'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잔고대사 결과 대규모 불일치가 발생하는 경우 시스템 경보를 발령하고 자동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거래차단조치' 기준도 마련한다.
외부 회계법인을 통한 실사주기를 매분기에서 매월로 단축하고, 실사 결과 공시 범위도 가상자산 '종목별 블록체인・장부상 보유 수량'으로 확대한다.
이벤트 보상 등 수기로 지급하는 고위험거래는 별도 계정으로 분리한다. 또 입력단위・총량 등을 사전 계획과 대조하고 불일치할 경우 거래가 자동 거부되는 '유효성 확인 시스템'도 구축한다.
아울러 거래 입력자・승인자를 명확히 분리하고, 제3자 교차검증, 금액별 승인권 차등화 등을 통해 '다중 승인체계'도 마련한다.
거래소 내부통제체계를 금융사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표준 준법감시 프로그램'도 만든다. 내부통제기준 위반 점검을 내실화하고, 점검 주기를 연 1회에서 매반기로 단축한다.
또 내부통제 점검 결과를 금융당국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위험관리책임자 임명, 위험관리위원회 구성 등 위험관리 조직 체계도 구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과 닥사는 이번달 중 이와 관련된 자율규제를 제정하고, 다음달까지 상시 잔고대사 등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어 주요 내용은 '2단계 가상자산법'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빗썸에 대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마무리하는 대로 제재절차에 착수할 방침이다.
신진찬 금융위 사무처장은 "오지급 사태의 표면적 원인으로 지목된 인적 오류를 넘어 그간 거래소에 누증된 구조적·관행적 문제점도 일부 드러났다"며 "1100만명 이용자가 약 70조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을 거래소에 보관 중인 만큼 이번 점검결과를 매우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hog888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