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객의 음식에 베이킹파우더 섞거나 과도한 수분·약물을 투여해 고산병 증세 유도
지난 2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네팔 경찰은 약 2000만 달러(한화 약 300억 원) 규모의 보험 사기 사건과 관련해 32명을 기소하고 11명을 체포했다. 기소된 이들은 셰르파(가이드)를 비롯해 트레킹 업체 소유주, 헬리콥터 운영사, 병원 경영진 등 업계 종사자 전반에 걸쳐 있다.
수사 결과 일부 가이드와 구조 업체 관계자들은 등반객의 음식에 베이킹파우더를 섞거나 과도한 수분과 약물을 투여하는 수법으로 인위적인 고산병 증세를 유도했다. 이후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관광객에게 헬기 긴급 이송을 권유해 고액의 헬기 비용을 청구하는 식으로 구조비를 챙겼다.
이 같은 사기 행각에는 현지 병원과 헬기 업체까지 깊숙이 개입한 정황도 확인됐다. 이들은 허위 진료 및 비행 기록을 조작해 보험사에 비용을 청구했으며, 여러 명이 함께 탑승한 헬기를 개별 운행한 것처럼 꾸며 비용을 부풀리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 같은 방식의 사기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외국인 등반객 약 4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현재까지 확인된 허위 구조 사례만 300건이 넘는다.
네팔 경찰 중앙수사국(CIB)은 이번 사건이 "국가의 명성과 신뢰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이와 유사한 사기 방식은 지난 2018년에도 제기됐으나, 처벌이 미흡해 범행이 계속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수사 과정에서는 여행 경비를 충당하기 위해 업체와 짜고 가짜 고산병을 연출해 헬기 구조를 받은 일부 관광객 사례도 포착됐다. 그러나 대다수의 관광객은 이물질이 섞인 음식을 먹고 갑작스러운 신체 이상 증세를 겪는 등 애꿎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에베레스트의 명성을 믿고 찾은 이들을 기망한 충격적인 행태"라며 "등반객은 피해 예방을 위해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검증된 업체를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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