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수익 내준다더니"…퇴직금 1억 날린 남편, 이혼 사유 될까

기사등록 2026/04/07 06:12:00 최종수정 2026/04/07 07:06:24
[서울=뉴시스] 투자 사기로 배우자가 거액의 자산을 잃었을 경우, 이를 근거로 이혼 소송 및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파산 절차를 앞두고 재산을 은닉하기 위한 허위 이혼이나 과도한 재산분할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2026.04.0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 자동 투자 프로그램을 빙자한 인터넷 사기로 퇴직금 등 거액의 자산을 탕진한 경우, 부부간의 신뢰 파탄을 이유로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법적 조언이 나왔다.

6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AI 투자 사기로 1억 원을 날린 남편과 이혼을 고민 중인 아내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의 남편은 과거 프랜차이즈 운영 실패로 인한 대출금을 갚던 중, 'AI 자동 투자'를 앞세운 인터넷 투자 사기 건으로 피해를 입었다. 초기 소액 투자로 수익금을 지급받자 투자 규모를 확대한 남편은 퇴직금 중간정산액 5000만 원과 모친에게 빌린 5000만 원 등 총 1억 원을 사기범 계좌로 송금했다. 남편은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현재 개인파산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임경미 변호사는 방송에서 "단순히 투자 실패로 채무가 발생한 것을 넘어, 배우자와 상의 없이 거액을 사용하여 가족의 생계를 위협하고 신뢰를 저버렸다면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며 "부부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의 갈등이 지속된다면 재판상 이혼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회복을 위한 법적 절차도 언급됐다. 임 변호사는 "우선 경찰에 사기죄로 신고하고, 신고내역을 발급받은 이후 금융감독원을 통해 해당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를 신청해야 한다"며 "만약 상대방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90일 이내에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해야 정지 상태가 유지되며, 이의가 없을 시 피해 금액 비율에 따라 남은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남편의 개인파산이 배우자 재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우리나라는 부부별산제를 원칙으로 하므로 남편이 개인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원칙적으로 배우자 명의의 재산은 분리되어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파산 절차 중 강제집행을 면하기 위해 허위로 이혼하며 재산을 몰아주는 행위는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임 변호사는 "구체적 이혼 사유 없이 배우자에게 재산을 양도하는 경우, 법원은 이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이는 정당한 재산분할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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