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새로운 에너지 충격 속 다시 원자력 에너지로 눈 돌려

기사등록 2026/04/05 10:03:14 최종수정 2026/04/05 10:18:24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불안 논란 끝나지 않았지만 매력적 대안

에너지 50% 이상 수입에 의존…호르무즈 봉쇄 등 공급 감소에 취약

[에센바흐(독일)=AP/뉴시스]독일 에센바흐에 있는 원자력발전소 '이사르 2'에서 2022년 3월3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기름값과 휘발유 주유 비용의 급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 충격 속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또다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새삼 거론하며 원자력 에너지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2026.04.05.
[서울=뉴시스] 유세진 기자 = 기름값과 휘발유 주유 비용의 급등이라는 새로운 에너지 충격 속에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또다시 에너지 자립의 중요성을 새삼 거론하며 원자력 에너지로 다시 눈을 돌리고 있다고 BBC가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원자력 에너지가 얼마나 안전한지, 그리고 에너지 불안을 어디까지 해결해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불과 4년 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생활비 위기를 겪었던 유럽 국가들에 있어 원자력 에너지는 매력적인 대안이 아닐 수 없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최근 유럽이 원자력발전소를 광범위하게 등지고 있는 것는 "전략적 실수"라고 말했다. 그녀는 2011년 독일 정부가 원자력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했을 때 독일 정부의 장관이었다.

1990년 유럽은 전체 전력의 약 3분의 1을 원자력으로 생산했다. 현재는 평균 15%로 감소, 비싸고 변동성이 큰 화석연료에의 의존이 높아졌다. 폰 데어 라이엔은 이때문에 유럽이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유럽은 에너지의 50% 이상을 수입하는데, 주로 석유와 가스를 수입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이 에너지 수출 제재를 가한 후 러시아로부터의 공급 감소나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차단에 따른 수출 통제와 같은 예상치 못한 공급 감소에 취약하다.

휘발유 가격은 유럽 전역에서 비슷한 속도로 상승하지만,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각국의 에너지 구성에 따라 다르다.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막대한 투자를 해온 스페인의 경우 가스가 전기요금의 약 90%를 좌우하는 이탈리아에 비해 전기요금이 약 절반에 불과하다.

유럽 최대의 원자력 생산국 프랑스는 전력의 약 65%를 원자력으로 생산한다. 선물 계약 기준으로 다음달 독일의 전기 요금은 프랑스의 5배에 달한다.

독일은 2011년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을 단계적으로 중단했다. 이로 인해 전통적으로 독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자동차나 화학 산업은 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번 주 베를린의 최고 경제 연구 기관들은 전세계 가스 가격 인상으로 2026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0.6%로 절반 이상 낮췄다.

유럽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새로운 열정은 오랜 금지 조치를 폐지하기 위해 법안 초안을 준비하고 있는 이탈리아, 수년 간 원자력 투자를 꺼려했던 벨기에의 완전한 유턴 조짐, 역사적으로 지진 우려로 인해 신중했던 그리스의 첨단 원자로 설계 공개 토론 시작, 핵 기술을 포기하기로 한 40년 된 결정을 뒤집은 스웨덴,최근 원자력 프로젝트 진전을 위해 규제를 간소화한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의 결정 등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독일은 지난해까지 EU 법률에서 원자력에너지를 재생에너지와 동등하게 취급하려는 노력을 차단했었다. 이로 인해 독일은 가장 가까운 EU 동맹국 프랑스와 많은 마찰을 빚어야 했다. 그러나 독일은 이후 반핵 편향을 제거하는 데 동의했다. 독일은 프랑스에 유럽 파트너들에게 독자적 핵 억지력을 확대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이번 달 프랑스의 동의를 얻어냈다.

하지만 원자력 에너지의 안전성에 대한 폐기물 관리와 대중의 우려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원자력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재생에너지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자금과 정치적 관심을 돌릴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으며, 특히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를 포함한 많은 중앙 유럽 국가들이 여전히 러시아의 핵 기술과 우라늄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전략적 위험의 한 요소이다.

채텀 하우스 환경 및 사회센터 연구원 크리스 에일렛은 "원자력이 에너지 위기에 대한 손쉬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유럽의 원자력 역사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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