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중과 부활·보유세 인상…강남3구 급매물↑
KB시세 기준 강남구 아파트값 2년 만에 하락 전환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호가를 내려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요."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을 앞두고 호가를 4~5억원 낮춘 급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매수세가 거의 없어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거래 자체는 활발하지 않지만 호가 조정 움직임은 여전하다”며 “강남권 아파트는 여전히 인기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부활과 보유세 인상 전망이 맞물리면서, 서울 강남 핵심지에서는 호가를 수억원 낮춘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어나며 이전보다 몸값을 낮춘 하락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대출 규제 등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 정책이 잇따르면서 강남 등 전통적으로 집값 강세 지역의 아파트값이 약세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보유세 개편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수요 감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 단지의 가격 흐름을 반영하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월 대비 0.73% 하락하며 약 2년 1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KB국민은행 KB부동산에 따르면 3월 KB선도아파트50지수는 전월 대비 0.09p(0.73%) 내린 132.4를 기록했다.
KB선도아파트50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24년 2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선도아파트 50지수는 전국 주요 아파트 가운데 시가총액(세대수와 가격을 곱한 것) 상위 50개 단지를 매년 선정해 지수와 변동률을 나타낸 것이다. 이 지표는 가격 변동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전체 시장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자이', 강남구 '래미안대치팰리스',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엘스', '리센츠' 등 대단지들이 포함돼 있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하락 전환됐다. 지난달(조사 기준 3월 16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43%로 전월(1.34%)보다 소폭 확대됐다. 서울 전체 기준 상승세는 이어지고 있지만, 강남구 집값은 2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의 3월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0.16%로 집계됐다. 강남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2024년 3월(-0.08%) 이후 처음이다. 서초구(0.93%→0.42%)와 송파구(1.38%→0.64%)는 오름세를 유지했지만 상승폭은 전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실제 강남권 내 대장주 단지들의 하락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전용면적 84㎡)는 40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6월 최고가 47억원 대비 6억5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고가 대단지 아파트에서 급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어지며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증가했지만, 금리 부담과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제한되면서 거래가 감소했다"며 "고가 아파트 시장은 가격 민감도가 높아 급매 위주로 거래가 형성되면서 하락 압력이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당분간 가격 조정과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강남권은 여전히 희소성과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 만큼 규제 불확실성이 완화되거나 시장 심리가 회복될 경우 다시 반등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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