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밤 팡파르로 연 교향악축제…국립심포니, 말러로 화려한 개막 [객석에서]

기사등록 2026/04/02 14:19:53

국립심포니,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 공연

아바도 극음악적 해석으로 밀러의 서사 그려내

빈센트 옹, 폭발력 앞세운 버르토크 협주곡 3번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공연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가 공연 후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04.02. excuseme@newsis.com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봄바람에 벚꽃이 휘날리듯 현의 울림이 서서히 번지고, 트럼펫이 팡파르를 울리며 입장한다. 축제의 막이 올랐다.

지난 1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 공연에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는 말러 교향곡 제1번으로 첫 무대를 장식했다.

예술감독 로베르토 아바도는 특유의 극음악적 해석으로 말러의 서사와 생동감을 끌어올렸다. 현악이 유려하게 흐르는 사이 관악과 타악이 겹겹이 쌓이며 무대는 한 편의 드라마처럼 전개됐다. 관악이 뻐꾸기 울음소리를 연상시키는 대목에서는 전원의 정서가 살아나며 공연장에 봄 아침 풍경이 펼쳐지는 듯했다.

아바도는 2악장에서 더욱 존재감을 드러냈다. 춤곡 성격이 짙은 이 악장에서 아바도는 발을 구르며 온몸으로 리듬을 이끌었고, 왈츠풍 선율은 우아하면서도 생기 있게 살아났다. 

3악장은 앞선 흐름을 이어갔고, 4악장은 금관의 웅장함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특히 종결부에서 호른 단원들이 모두 일어서 연주하는 장면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팡파르와 현악의 밀도 높은 음향이 맞물리며 축제 개막의 흥분과 기대를 끌어올렸다.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공연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과 협연자인 피아니스트 빈센트 옹이 공연 후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04.02. excuseme@newsis.com

이날 국립심포니는 말러 연주에 앞서 지난해 제 19회 쇼팽 국제 콩쿠르에서 5위를 차지한 말레이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빈센트 옹과 버르토크의 피아노 협주곡 제3번 협연했다. 빈센트 옹은 작은 체구에도 폭발적인 타건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3악장에서 손끝의 힘을 응축해 기교와 추진력을 동시에 보여줬다.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지난 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개막공연이 열렸다. 이날 무대에 오른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 로베르토 아바도과 상주 작곡가인 그레이스 앤 리가 공연 후 객석에 인사하고 있다. 2026.04.02. excuseme@newsis.com

이날 공연에서 상주 작곡가 그레이스 앤 리의 '호랑이의 파이프-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이 세계 초연됐다. 악단이 위촉한 이 작품은 우리 고유의 표현 '호랑이가 담배 피던 시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작품은 한국 전통 요소를 녹여 동양적 색채를 짙게 드러냈다. 악단은 서양 오케스트라 문법 안에서 한국적 감각을 풀어내며 또 다른 결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레이스 앤 리는 이날 객석에서 초연을 지켜봤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23일까지 교향악축제를 이어간다. 1989년 시작한 이 축제는 올해 38회를 맞았다. 올해 주제는  '음표를 연결하다(Connecting The Notes)'로, 전국 19개 국공립 교향악단과 해외 초청 단체 베르비에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 등 총 20개 단체가 무대에 오른다.
[서울=뉴시스] '2026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 포스터.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2026.02.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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