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둔화 속 실행력 강화
AI 및 데이터 전환 속도전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롯데가 계열사별 수시 임원 인사를 통해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DT) 역량을 갖춘 인사를 전면에 배치하며 실행력 강화에 나섰다. 대내외 소비 둔화와 고금리·고비용 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적 회복을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멤버스는 신임 대표이사에 AI·DT 전문가인 박종남 상무를 내정했다고 밝혔다.
박 내정자는 롯데이노베이트와 롯데지주를 거치며 글로벌 사업, 전략기획, 연구개발(R&D) 등을 두루 경험한 인물이다. 최근까지 지주 AI/DT 혁신팀장을 맡아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어왔다.
롯데멤버스는 박 내정자를 중심으로 그룹 통합 멤버십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확대와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포인트 서비스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데이터·AI 기반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도 수시 인사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대일 부사장은 글로벌 컨설팅사와 IT·핀테크 기업을 거친 전략 전문가로 코리아세븐이 외부 인사를 대표로 선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내정자는 국내외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 중심의 사업 구조 재편과 함께 퀵커머스, AI 등 디지털 기반 미래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는 그동안 정기 인사에서 내부 중심의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지주를 중심으로 AI·DT 조직을 강화하고 주요 계열사에 디지털 전환 전략을 확산해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롯데가 계열사별 AI·데이터 기반 사업 구조 전환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성과 중심의 실용적 인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안정 중심의 인사에서 벗어나 사업 경쟁력 회복과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초점을 맞춘 변화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 같은 AI·DT 중심 인사가 단기간 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유통·식품 등 롯데 주력 사업이 소비 둔화와 비용 부담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디지털 전환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멤버십, 커머스, 물류 등 계열사 간 데이터 연계 수준이 성과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단순 조직 개편을 넘어 실제 사업 구조와 수익 모델까지 변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평가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수시 인사를 단행했다는 것은 현재 경영 환경을 그만큼 긴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소비 둔화와 비용 부담, 디지털 전환 등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롯데가 그룹 차원에서도 신속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최근 기업들은 '애자일(agile)' 경영 관점에서 정기 인사 외에도 즉각적인 인사 조치를 통해 실행력을 높이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다만 인사 사이클이 흔들릴 경우 임원과 조직 구성원의 기대와 계획에 영향을 주면서 조직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는 점은 부담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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