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중동 내 가장 가까운 파트너인 이란에 위성 이미지와 드론 기술을 제공하며 미군 타격을 돕는 등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세계 2위의 무기 수출국이자 중동부터 남미까지 독재 정권을 후원하며 쌓아온 러시아의 '강대국 위상'을 유지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정책은 러시아의 이러한 계산을 정면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미군은 지난 1월 러시아의 핵심 우방인 베네수엘라에 진입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타깃으로 쿠바 정권 교체까지 시사하고 나섰다.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 역시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러시아가 공들여온 남부 방어선과 우방 네트워크가 도미노처럼 붕괴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러한 위기 상황을 역이용해 미국과의 협상을 시도하고 있다. 크렘린궁의 우크라이나 협상 특사는 스티브 위트코프, 재러드 쿠슈너 등 미국의 특별 사절단에게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타격 정보 제공을 중단한다면, 러시아도 이란에 대한 정보 제공을 멈출 것"이라는 제안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이란 카드를 우크라이나 전쟁의 지렛대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대외 전략에 대한 불만과 우려가 동시에 터져 나오고 있다. 러시아 민족주의 이론가 알렉산드르 두긴은 "지금 당장 애국적 개혁을 단행하지 않으면 상황은 예측 불가능해질 것"이라며 "우리의 파트너들이 하나씩 쓰러져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무제한적인 외교적 압박 속에 러시아가 세계 무대에서 설 자리를 잃고 고립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는 형국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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