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시설 아닌 지옥"…성원선시오의 집 성폭력 폭로
"아이들 비명 외면한 강제입양…국가가 우리를 지웠다"
"실질적 회복 지원·전수 조사 대책 마련"…공식 사과 요구
[서울=뉴시스]신유림 기자 = 과거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강제로 해외로 보내졌던 혼혈 입양인들이 3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 국가의 인권침해 진상 규명과 책임 인정을 요구하는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TRACE 해외입양·아동권리 진상규명 연대' 등 입양인·사회복지 단체들은 30일 오후 서울 중구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혼혈 해외입양인 5인에 대한 국가의 인권 침해 진실규명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외입양이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 정책과 사회적 구조 속에서 이뤄진 인권침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신청에는 신청인들이 아동 시절 겪은 피해 사례로, 1970~1980년대 인천 부평의 혼혈아동 보호시설 '성원선시오의 집'에서 발생한 성폭력과 학대 피해 내용도 담겼다.
신청인들에 따르면 당시 원장이었던 메리놀회 소속 김원선시오 신부는 아동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렀고, 시설 내에서는 폭행도 일상적으로 이뤄졌다. 단체는 해당 시설에서 피해를 겪은 아동이 수백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니키는 "어린 시절 사회복지사가 집을 찾아와 미국 입양을 권유하며 어머니를 집요하게 설득했고, 결국 가난과 압박 속에서 가족과 떨어지게 됐다"며 "입양으로 가족을 잃고 시설로 보내진 뒤에는 성폭력 등 학대를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시설이라고 했지만 아이들은 밤마다 서로 팔을 끼고 잠을 자야 할 만큼 두려움 속에 지냈다"며 "어린 우리는 보호받아야 할 존재였지만 아무도 지켜주지 않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미국으로 입양된 이후에도 안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고, 그 상처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해외입양은 결코 답이 아니었다. 이제라도 진실을 밝히고 국가의 책임을 묻고 싶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피해는 개인의 경험을 넘어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지발언에 나선 권희정 미혼모 아카이빙과 권익옹호 연구소장은 "당시 혼혈아동 상당수가 이미 친모와 함께 살고 있었음에도 국가와 입양기관이 개입해 해외로 보내졌다"며 "낙인과 빈곤, 제도적 압박이 결합된 구조적 인권침해였다"고 지적했다.
기지촌여성단체 역시 "기지촌 여성들은 아이를 지키고 싶어도 지속적인 입양 권유와 사회적 차별 속에서 양육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며 "이는 개인의 선택이 아닌 국가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 단체는 진실 규명을 위해 ▲해외입양 및 집단수용시설 인권침해 전담 조사기구 설치 ▲혼혈 입양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식 사과 ▲피해자 회복 및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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