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는 검찰, 사직·특검 파견에 '인력난'…미제사건 12만건

기사등록 2026/03/31 07:00:00 최종수정 2026/03/31 07:18:25

친윤 검사 등 퇴직 검사 58명…특검 파견 67명

지난해 휴직한 검사 수도 132명, 역대 최대 규모

與 보완수사권 폐지 움직임에 사직하는 평검사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폐지를 반년 앞둔 검찰이 인력 유출과 사건 적체로 신음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사건은 12만1563건에 이른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전날까지 1분기 동안 퇴직한 검사 수는 58명으로 집계됐다. (사진=뉴시스DB) 2026.03.31.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폐지를 반년 앞둔 검찰이 인력 유출과 사건 적체로 신음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 검사 등 검사들의 사직과 특검 파견이 겹치며 근무 인원이 더 줄어들어 민생 수사 여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검찰청의 미제사건은 12만1563건에 이른다. 통상적으로 3개월을 초과한 사건은 장기 미제로 분류한다.

검찰의 미제사건은 지난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출범 이후 특검 수사팀으로 검사와 수사관이 파견을 나가며 적체는 더 심해졌다. 사건 수는 그대로인데 인력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의 연도별 장기 미제사건은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으로, 5~6만건 수준을 보이던 규모가 지난해 가파르게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일선 검찰청의 인력 유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27일까지 1분기 동안 퇴직한 검사 수는 5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에는 윤석열 정부에서 친윤 검사로 승승장구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평검사 66명을 포함해 검사 175명이 퇴직해 역대 가장 많은 수가 나갔는데, 3개월도 안 돼 지난해 퇴직자의 3분의 1이 추가로 빠져나간 상황이다.

여기에 수사를 마치고 공소 유지 중인 3대 특검과 상설특검, 수사를 진행 중인 2차 종합특검에 파견 중인 검사 수는 지난 25일 기준 총 67명에 이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휴직자 규모도 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사 총 132명이 휴직했다. 구체적으로 ▲육아휴직 109명 ▲질병 휴직 19명 ▲가족 돌봄 휴직 2명 ▲해외 동반 휴직 2명 등이다. 2023년 106명 이후 최근 10년 새 가장 많은 검사가 휴직한 것이다.

이러한 인력난 속 법무부는 경력 검사 임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7~8월에 임관시키려던 경력 검사들을 오는 5월에 현장에 조기 배치할 방침이다. 이번 채용에는 200여명이 지원해 80여명이 서류를 통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엔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게시된 검사 선서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DB) 2026.03.31. 20hwan@newsis.com
안미현(사법연수원 41기) 대전지검 천안지청 부부장검사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산지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안 검사는 천안지청 검사 정원이 35명인데, 초임검사 7명을 비롯한 12명만 남아 일하는 중이라고 했다. 안 검사는 "수도권 지청 동기가 '미제가 300건을 돌파했다'고 하자 부럽다고 했다. 평일 야근과 주말 출근으로도 감당 안 된다"고 했다.

매년 초 검찰 인사를 전후해 부장검사 이상 간부들의 이탈은 있었지만 최근에는 평검사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검찰청 폐지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권 박탈, 보완수사권 폐지 추진 등의 움직임이 이어지자 젊은 검사들을 중심으로 박탈감과 무력감을 호소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분석이다.

임관 5년 차인 류미래 부산지검 검사(변호사시험 10회)는 지난 26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사직 글을 올려 "정치적 논리가 사법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상황에서 저는 더 이상 제가 지향하는 방식으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류 검사는 자신이 맡았던 '계부 성폭력 사건'을 예로 들며 검찰 직접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했다. 해당 사건은 경찰이 계부를 의붓딸에 대한 단순 스토킹 혐의로 송치했는데, 류 검사가 보완수사를 벌여 약 20년에 걸친 성범죄를 적발한 사건이다.

공소청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가운데, 검찰은 오는 10월 2일 공소청으로 전환된다. 남아 있던 수사 사건들은 모두 경찰, 중대범죄수사청 등 1차 수사기관으로 이첩해야 한다. 물론 불가피한 경우 최대 90일을 더 수사할 수 있으나, 사건 적체 문제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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