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명 몰라 9.2년 뺑뺑이"…질병청, 희귀질환 1150명 지원

기사등록 2026/03/31 06:00:00 최종수정 2026/03/31 06:14:24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 31일부터 시행

작년 810명에서 42% 증가…대상질환 추가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 전경. 2023.02.07. nowest@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병명을 알지 못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평균 9.2년의 세월을 허비해야 했던 희귀질환 의심환자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된다. 진단 지원 대상이 지난해 810명에서 올해 1150명으로 늘어난다.

질병관리청은 희귀질환 의심환자의 조기 진단과 환자 가족의 부담 완화를 위해 '2026년 희귀질환 진단지원사업'을 3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이 사업은 미진단 희귀질환 의심환자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 및 결과 해석을 지원해 조기 진단과 적기 치료를 돕는 정책이다. 희귀질환은 그 수가 많고 증상이 다양해 정확한 진단까지 평균 9.2년이 소요되고 있다. 진단이 지연될 경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의료비 지원 등 혜택을 받지 못해 환자와 가족의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큰 상황이다.

질병청은 올해 진단지원을 총 1150명으로 확대한다. 지난해 810명 대비 42% 증가한 규모다. 국가관리 대상 질환도 1314개에서 1389개로 75개 추가했다. 다만 연중 상시 진단지원에는 한계가 있어 의료기관의 연간 진단지원 수요 등을 고려해 향후 지원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세종=뉴시스]전년도 대비 희귀질환자 진단지원 사업 확대 표.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2026.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환자 가족에 대한 추가 검사와 후속 검사 지원도 강화한다. 유전성 희귀질환으로 확인되면 부모, 형제 등 3인 내외로 가족 검사를 추가 지원해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관리한다. 치료비 부담이 크고 조기 진단이 필수인 척수성근위축증(SMA) 의심환자에 대한 선별 및 확진 검사도 지속 지원할 방침이다.

원인을 찾지 못한 음성이나 판정이 보류된 미결정 사례의 경우 환자 동의를 거쳐 국립보건연구원과 협력해 다년간 재분석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기존에 확인되지 않았던 유전변이를 추가 발굴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진단 결과에 따라 산정특례 적용 및 의료비 사업 지원 등 국가 정책과 연계해 후속 지원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환자는 거주지 인근 참여 의료기관을 통해 진단지원을 받을 수 있다. 지원방법 등 자세한 내용은 '질병관리청 희귀질환 헬프라인(helpline.kdca.g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세종=뉴시스]희귀질환 양성자의 증상 발현 후 진단까지 소요기간별 분포. (사진=질병관리청 제공) 2026.03.3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질병청은 지난해 전국 34개 의료기관을 통해 유전체 분석을 지원받은 810명 중 285명의 희귀질환을 확인했다. 최종 진단율 35.2%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그중 증상 발현부터 진단까지 10년 이상 걸린 환자가 36.9%(63명), 6년 이상~10년 이하 환자가 14.6%(26명) 등으로 나타났다. 질병청은 "의심환자의 조기 진단은 물론 장기간 병명이 확인되지 않았던 환자에 대한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가족검사 433건을 실시해 고위험군 가족에 대한 선별관리를 지원했다. 유전자 검사부터 결과 보고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약 26일로 전년 28일 대비 2일이 단축됐다. 희귀질환 판정을 받은 285명 중 212명(74.3%)은 산정특례 적용 대상으로 확인돼 의료비 경감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임승관 청장은 "희귀질환은 진단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아 국가 차원의 지속적인 진단 지원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희귀질환 의심환자가 보다 신속하게 진단을 받고, 꼭 필요한 치료와 의료비 지원 체계로 연계될 수 있도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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