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소비 위축 신호탄? 이란 전쟁발 유가 쇼크에 미국인들 '여행 줄취소'

기사등록 2026/03/30 15:05:45 최종수정 2026/03/30 16:56:24

휘발유 한 달 새 34% 폭등, 갤런당 4달러 육박…로드트립 대신 '집 근처'로

[라스베이거스=뉴시스]소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스트바이 매장에서 삼성전자 AI 가전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2026.01.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이란 전쟁으로 인한 유가 폭등이 미국인들의 봄방학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 한때 당연하게 여겼던 장거리 자동차 여행이나 비행기 여행이 고물가 장벽에 막히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여행지를 옮기거나 아예 집에 머무는 '스테이케이션'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의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솔린 가격과 항공권 가격이 동반 급등하면서 여행 계획을 대폭 수정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미 전역의 평균 가솔린 가격은 약 34% 상승해 갤런당 3.98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2.98달러에서 불과 한 달 만에 1달러가 오른 수치로, 2022년 8월 이후 처음으로 4달러 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11달러까지 치솟으며 미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NYT는 텍사스주 리오그란데 밸리에 거주하는 디나 길렌(46) 씨의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딸과 함께 달라스까지 520마일(약 836km)을 운전해 가려던 봄방학 계획을 취소했다. 길렌 씨는 8시간이 걸리는 장거리 여정 대신 2시간 거리의 코퍼스 크리스티로 목적지를 변경해 약 100달러의 기름값을 아꼈다. 그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무섭다"며 유가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여름 휴가 역시 장담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학생 브라이스 켈리(22) 씨 역시 친구들과 해변으로 떠나려던 계획을 접고 올랜도의 자취방에 머물기로 했다. 불과 몇 주 만에 갤런당 1달러 가까이 오른 유가는 학생 신분인 그에게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었다. 아이오와주 데모인의 고등학교 교사 아담 엘싱가 씨는 테네시주로 가는 항공권 가격이 몇 주 만에 400달러에서 900달러로 두 배 이상 뛰는 것을 목격하고 가족 여행을 포기했다고 NYT는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2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노 킹스’(No Kings) 시위 참가자들이 메모리얼 브리지를 건너기 전 집회를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 킹스' 시위가 열렸다. 2026.03.29.
여행 전문가들은 현재까지는 미리 예약된 수요로 인해 관광 시장이 버티고 있지만,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될 경우 여름 휴가철 수요는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행 정보 사이트 '더 포인트 가이'의 에릭 로젠 디렉터는 "기름값에 더 많은 돈을 쓰게 되면 휴가비 지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고유가가 유지된다면 많은 사람이 여름 여행 계획을 재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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