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이혼 7년 후 재혼…13년 뒤 재이혼
재결합 후 수년간 동거…별거 후에도 왕래
法 "2차 혼인 기간, 파탄이라 보기 부족"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퇴직 군인이 이혼한 전 부인을 상대로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없었던 기간을 연금 산정에서 제외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혼 조정 당시 '과거에 이미 관계가 파탄 났다'는 문구를 넣었더라도, 이후 재결합해 실질적으로 함께 거주하거나 교류했다면 그 기간 역시 연금 분할 대상이 된다는 취지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최수진 부장판사)는 최근 전직 군인 A씨가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낸 '분할연금 비율 재산정 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1977년 B씨와 혼인했다가 2000년 협의 이혼했다. 이후 2007년 재혼했다가 2020년 다시 이혼했다.
B씨는 군인연금법에 따라 분할연금을 청구했다. 국군재정관리단장은 2020년 A씨에게 1차 혼인 기간과 2차 혼인 기간을 합한 21년 3개월을 혼인 기간으로 인정하고, 이에 따른 분할연금 지급 결정을 내렸다.
A씨는 "2차 혼인 기간은 딸의 결혼 문제 등으로 서류상으로만 유지됐을 뿐, 실제로는 별거 상태였으므로 군인연금법상 분할연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두 번째 이혼 과정에서 작성된 조정 조항에 "2000년부터 혼인 관계가 파탄됐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법원은 국군재정관리단장 손을 들어줬다. 조정 조항에 '파탄'이라는 표현이 있더라도, 연금 분할 비율을 달리 정하기로 하는 명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2차 혼인 기간 A씨와 B씨 사이에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2차 혼인 기간을 포함한 건 위법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A씨와 B씨가 재결합 이후 실질적인 부부 관계를 유지했다고 봤다. 두 사람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안양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녀와 함께 거주했으며, 약 3년 넘게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같이 했다. 별거 이후에도 손주 양육을 돕기 위해 지속적으로 왕래하며 교류한 사실이 인정됐다.
재판부는 "자녀와 전 부인의 진술 등을 종합할 때 2차 혼인 기간에 실질적인 혼인 관계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해당 기간을 포함해 연금을 산정한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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