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 사망' 아리셀 박순관 대표, 2심서도 징역 20년 구형(종합)

기사등록 2026/03/27 17:26:05 최종수정 2026/03/27 17:32:23

검찰, 박중언 본부장에게도 15년 구형

유족 측 "최고형 내려달라" 엄벌 촉구

박 대표 "죄송하다…안전 최우선 삼겠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와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사진 오른쪽)이 28일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4.08.28.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변근아 기자 = 검찰이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관련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박순관 아리셀 대표의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7일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신현일) 심리로 열린 박 대표의 중대재해처벌법위반, 파견법위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등 혐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원심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같이 기소된 박 대표의 아들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에게도 징역 15년 및 벌금 100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미리 예견 가능했던 전조증상을 외면하지 않았더라면 이 사건처럼 근로자들을 위험에 노출시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고 2년 만에 근로자들이 또 화마에 휩쓸리는 사고가 발생했는데 피고인들의 심각한 법 위반에 엄정히 대응해 사업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갖게 할 사회적 필요가 절실하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별도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사건 피해자 유족 4명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재차 촉구했다. 이 사고로 아내와 처제를 잃었다는 A씨는 "어떤 높은 형을 내려도 저희(유가족)한테는 위로가 될 것 같지는 않다"며 "그래도 조금이라도 유가족의 마음을 헤아려준다면 (피고인들에게) 최고형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공장 화재로 23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화성 리튬전지 제조업체 아리셀 박순관 대표의 1심선고가 열린 23일 아리셀 참사 유가족들이 경기 수원지방법원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날 수원지법 형사14부(고권홍 부장판사)는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기소된 아리셀 박순관 대표에게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2025.09.23. jtk@newsis.com

피고인 측 변호인은 "박 본부장은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4억원을 들여 작업장 공조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아리셀은 평소 안전을 도외시하고 이윤만을 추구한 회사가 결코 아니다"라며 "생산량 증대를 위해 안전을 희생했다는 원심 양형사유는 객관적 사실관계와 다르며, 피고인들은 사고 직후부터 유가족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변론했다.

마지막으로 박 대표는 최후 진술을 통해 "화성 아리셀 사고로 사망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 사죄의 말씀 드린다. 정말 죄송하다"며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지만 사고의 순간을 생각하면 아직도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려온다. 앞으로 우리 사회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고 낮은 곳에서 겸손하게 살겠다"고 말했다.

박 본부장도 "좀 더 신중했다면, 안전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죄책감에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며 "피해자와 유족께 사죄의 말씀 올린다"고 했다.

이 사건 항소심 선고는 내달 22일 진행된다.

박 대표는 2024년 6월24일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근로자 23명이 숨진 화재 사고와 관련해 유해·위험요인 점검 미이행, 중대재해 발생 대비 매뉴얼 미구비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위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아들 박 본부장은 전지 보관·관리(발열 감지 모니터링 등)와 안전교육·소방훈련 등 화재 대비 안전관리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이번 사고를 일으킨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을 위한 벽을 임의로 해체하고 대피경로에 가벽을 설치해 구조를 변경했으며, 비용절감을 위해 비숙련 외국인 노동자를 불법 파견받아 고위험 전지 생산공정에 대한 안전교육도 없이 공정에 투입해 피해를 키웠다고 봤다.

1심은 박 대표와 박 본부장에게 각각 징역 15년을 선고했고, 이후 검사와 피고인 측 모두 항소하며 항소심 재판이 이뤄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gaga99@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