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납사 수입 1위 UAE '38억弗'
원유·나프타 중동산 의존도 높아
러·우 전쟁 러시아→중동산 대체
석화 업계, '셧다운' 현실화 우려
산업부, 러시아산 도입 여부 검토
나프타 수출 제한…강력 처벌 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수입을 중동산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공급망 리스크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29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K-stat)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나프타 최대 수입국은 아랍에미리트(UAE)로, 수입액은 38억 달러였다.
이어 알제리(25억 달러), 카타르(20억 달러), 쿠웨이트(14억 달러), 인도(12억 달러), 오만(11억 달러), 미국(7억 달러), 이라크(7억 달러), 바레인(4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3억 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상위 10개국 기준 중동산 비중은 76.5%에 달했다.
현재 국내 나프타 공급은 약 55%를 국내 정유사가 생산하고, 나머지 45%를 수입에 기대고 있다.
정유사 역시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들여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국내 나프타 공급의 상당 부분이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 같은 공급 구조는 최근 형성됐다. 2021년 이전까지 우리나라는 러시아로부터 가장 많은 나프타를 수입했다. 2021년만 해도 러시아산 수입액은 43억 달러로 전체의 23.4%를 차지했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타로 대(對)러 제재가 시행됐단 점이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러시아산을 중동산으로 대체하며 수입 구조를 재편했다.
이렇듯 중동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중동 사태가 발발하며, 나프타 수급 위기가 현실화한 것이다.
국내 석유화학 공장 가동 중단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LG화학은 원재료 수급이 해소될 때까지 전남 여수 NCC(나프타 분해 설비)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최대 에틸렌 생산 기지인 여천NCC도 앞서 나프타 수급 차질에 따라 '공급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정부는 27일부로 나프타 수출을 제한하기에 이르렀다. 정유사의 수출 물량 전량을 국내로 돌려 석유화학 설비가 멈추는 '셧다운' 사태를 막겠다는 것이다.
정유·석화 업계의 나프타 생산과 재고 등을 매일 점검하고,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정유사에게 특정 석유화학사에 공급하도록 생산 명령을 내릴 방침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사업자 등록 취소를 비롯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 등 강력 처벌에 나선다.
동시에 정부는 러시아산 도입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최근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를 일부 완화하면서, 업계와 함께 러시아산 나프타 및 원유 수입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이다.
기업의 애로로 꼽히던 금융 결제와 2차 제재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미국 정부로부터 확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프타는 반도체, 자동차 등 연관 산업에서 사용하는 석유화학 소재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료다.
최근엔 수급 위기가 산업 공급망을 넘어 국민 실생활까지 번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종량제 봉투로, 사재기 현상으로 인한 품귀 현상까지 나타났다.
정부는 지자체 전수 조사를 통해 전체적으로 최소 3개월 이상 보급이 가능한 걸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6개월 이상 봉투를 만들 수 있는 지자체가 절반 이상이며, 일부 지자체에 한해 1~2개월분 재고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했다.
정부는 일회용품 전반에 수급 불안이 나타나기 전, 사용을 줄여 나프타 수요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종량제 봉투에 대한 일시적인 사재기 문제를 해결하면 문제가 없을 테니 안심하셔도 된다"며 "쓰레기를 원천적으로 줄이기 위한 노력을 본격적으로 하겠다.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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