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이란이 미국과 동맹인 걸프 지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서면서 두바이의 대형 쇼핑몰들이 한산해지고 주요 항만 물류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두바이 몰은 연간 1억 명 이상이 찾는 대형 쇼핑 시설이지만, 전쟁 발발 이후 3주간 방문객 수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FT가 인용한 방문객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유명 백화점인 '블루밍데일스'의 방문객 수는 전월 같은 기간 대비 45% 감소했다. 실내 스키장으로 유명한 '몰 오브 에미리트' 내부에 위치한 '하비 니콜스' 백화점 역시 방문객 수가 57%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도 전년 대비 60% 이상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두바이 공항, 고층 건물 등 민간 인프라까지 확대되면서 관광객과 주민들의 외출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걸프 지역은 최근 중국과 유럽 시장 둔화 속에서 명품업계의 핵심 성장 시장으로 꼽혀왔다.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걸프 지역은 글로벌 명품 매출의 약 5%를 차지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은 UAE에서 발생한다. 주로 러시아와 중국, 인도 관광객들이 소비를 주도한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까르띠에의 모회사인 '리치몬트' 등 일부 이탈리아 명품 업체들이 매출에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이탈리아 외무부의 비공개 회담에 따르면 두바이에서의 이탈리아 명품 업체 매출이 전쟁 이전 대비 35~40%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명품업계 관계자는 "두바이 매장은 운영비가 높아 항상 정상 가동되지 않으면 손실이 크다"며 "연중 관광객 지출이 감소하는 상황은 정말 최악"이라고 밝혔다. 다만 걸프 지역 구매자들이 런던 등 유럽으로 이동해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상황을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이용을 제한하면서 물류 대란도 심각해지고 있다. 해협 인근 항만의 선박은 10일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있으며, 이에 따라 유럽 기업들은 오만과 사우디아라비아 항만을 우회해 물건을 육로로 수송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선 상태다.
이 과정에서 운송 거리 증가와 트럭 부족으로 배송 비용이 급등해 컨테이너당 3000~5000달러(약 451~752만원) 수준의 전쟁 위험 할증료도 부과되고 있다. 한 수출업체 관계자는 "항만 우회로 인한 물류비 상승으로 배송 회사 측에서 3만 유로(약 5216만원)가 넘는 추가 요금을 부과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전쟁이 나면서 중동으로 향하던 화물이 인도나 싱가포르처럼 멀리 떨어진 곳에 도착한 걸 발견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악몽과도 같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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