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1위' 롯데, 올해는 '봄데' 꼬리표와 작별할까

기사등록 2026/03/25 16:04:19

통산 13번째 시범경기 1위…단독 1위는 11년만

부상·도박 파문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도 1위 차지

[서울=뉴시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살랑살랑 부는 봄바람을 등에 업고 시범경기를 1위로 마쳤다. 이번에야말로 '봄데'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졌다.

롯데는 올해 12차례 시범경기에서 8승 2무 2패를 작성해 10개 구단 중 1위를 차지했다.

시범경기 개막 이후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벌인 롯데는 20일 두산 베어스에 졌지만, 이후 2경기를 모두 이기며 1위를 확정했다. 나머지 한 경기 패배는 SSG 랜더스와의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당했다.

롯데가 1983년부터 치러진 시범경기에서 1위에 오른 것은 공동 1위, 양대리그까지 포함해 통산 13번째다. 13차례 중 1999년과 2000년은 양대리그 체제였다.

양대리그 시기를 제외하고 단독 1위로 시범경기를 마치는 것은 통산 8번째로, 2011년 이후 15년 만이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각 팀들이 겨우내 가다듬은 전력을 시험하고, 전술을 테스트하는 무대가 시범경기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시범경기 순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이유다.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것은 1998년 해태 타이거즈(현 KIA), 1992년 롯데, 1993년 해태, 1998년 현대 유니콘스, 2002년 삼성 라이온즈, 2007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등 6번 뿐이다.

롯데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한 후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것은 1992년이 유일하다.

가장 최근에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친 2022년 롯데는 정규시즌 8위에 그쳐 가을야구 무대에 서지 못했다.

시범경기에서 가장 많이 1위에 오르고도 본 무대에선 좀처럼 정상에 서지 못한 롯데에게는 '봄데'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이 따라다닌다. 봄에만 강하다는 비아냥이 섞인 별명이다.

롯데는 2025시즌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할 무렵인 7월 중순께까지 상위권에서 경쟁하며 '봄데'라는 별명과 작별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기에 추락을 거듭했고, 결국 7위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 팬들은 거듭되는 '봄데' 징크스에 실망감을 드러내면서도 롯데가 또 시범경기 1위에 오르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올해 시범경기 1위라는 성적은 사실 롯데에게는 적잖은 의미가 있다. 겨우내 온갖 악재에 시달렸음에도 응집력을 보여 만들어낸 성적이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김태형 롯데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2025.09.02. dahora83@newsis.com
롯데는 지난 2월 '도박 파문'에 휩싸였다.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 대만 타이난에서 진행된 1차 스프링캠프 도중 불법 도박장에 방문한 사실이 적발됐다.

김동혁은 50경기, 나승엽과 고승민, 김세민은 3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후 구단 내부 논의를 통해 대표이사와 단장, 담당 프런트 매니저도 징계 조치했다.

부상 악재도 덮쳤다.

상무에서 뛰며 지난해 퓨처스(2군)리그 홈런왕에 오른 뒤 제대한 주축 내야수 한동희가 옆구리 근육 손상으로 개막 엔트리 합류가 불발됐다. 포수 정보근도 오른 엄지 통증으로 빠져있고, 또 다른 내야수 박찬형도 오른쪽 손바닥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야수 쪽에 공백이 크지만, 롯데 타선은 시범경기에서 응집력을 보여줬다. 시범경기 타율 1위(0.300)에 올랐고, 타점도 73개로 LG 트윈스(81개)에 이어 2위였다.

윤동희와 장두성이 각각 타율 0.429, 0.414를 작성하며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고, 손호영도 0.382에 10타점을 수확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와 베테랑 전준우도 건재함을 자랑했다. 여기에 안방마님 유강남은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 세 방을 몰아치면서 장타력을 뽐냈다.

마운드 쪽에서는 올해 원투 펀치로 기대하는 제레미 비슬리, 엘빈 로드리게스와 박세웅, 나균안, 김진욱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불펜에서도 김원중, 정철원, 최준용 등이 믿음을 키웠다.

롯데는 시범경기 내내 빠짐없이 특타(특별타격 훈련)를 실시하고, 경기 직후 더그아웃에서 단체 미팅을 가지며 결의를 다져나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시범경기를 치르며 고민이 많았는데 올해에는 달랐다"면서 "시범경기 1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선수단이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올해만큼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는 다짐을 안은 롯데는 2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지는 삼성 라이온즈와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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