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더힐에 따르면 갈리바프 의장은 최근 제기된 미국과의 물밑 협상설을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관련 발언을 금융 및 석유 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가짜 뉴스'라고 규정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빠진 전쟁의 수렁에서 도망치려 하고 있다"며 대미 협상설에 선을 그었다.
이번 갈리바프 의장의 발언은 지난달 28일 전쟁 발발 이후 양측이 긴장 완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 직후 나왔다. 특히 지난주 미국의 공습으로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사망한 이후, 갈리바프 의장이 이란의 새로운 전략적 의사결정권자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그의 발언은 사실상 이란 지도부의 공식 입장으로 풀이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란 내에서도 손꼽히는 엘리트 강경파 인물이다. 19세에 군에 입문해 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과 경찰청장을 거쳤으며, 테헤란 시장을 지내고 세 차례나 대선에 도전한 바 있다. 특히 정치지리학 박사 학위를 보유한 '지략가'로서, 이번 대미 협상설 부인 역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전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고도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현재 이란 지도부는 역할 분담 체제로 전환됐다. 갈리바프 의장이 전체적인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아흐마드 바히디 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현장 전술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행정 업무를 맡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의 열쇠를 쥔 갈리바프 의장이 협상 자체를 부정함에 따라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제시한 긴장 완화 카드를 이란이 '가짜 뉴스'로 맞받아치면서, 중동 정세는 한층 더 복잡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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