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꽃다발 속 '카메라'로 불법촬영, 3개월 간 중계…말레이시아 '발칵'

기사등록 2026/03/24 13:48:44 최종수정 2026/03/24 13:51:01
[서울=뉴시스] 말레이시아에서 꽃다발 속에 몰래카메라를 숨겨 사생활을 수개월간 훔쳐본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함. (사진=유토이미지) 2026.03.24.

[서울=뉴시스]서영은 인턴 기자 = 졸업식 꽃다발 속에 숨겨진 카메라로 여성의 일상 전반을 엿본 사건이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했다.

현지 매체 브리타 하리안 등에 따르면 파항주 쿠안탄에 거주하는 앤(26·가명)은 자신의 방에 보관하던 졸업식 꽃다발 내부에서 카메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사실은 정체불명의 블루투스 신호를 포착한 가족들의 의심으로 드러났다. 앤의 언니가 남편의 휴대전화와 자동으로 연결된 생소한 기기 를 수상히 여겼고, 가족들이 해당 신호를 추적하자 특정 카메라 앱(IWF Camera) 설치 안내가 나타났다.

앱을 실행하자 휴대전화 화면에는 앤의 방 내부가 실시간으로 나타났다. 화면에는 방 안의 집기류와 천장 선풍기가 돌아가는 모습 등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확인 결과, 카메라는 지난해 11월 한 국립대학교 졸업식 현장에서 가족이 선물한 꽃다발 속에 숨겨져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꽃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스펀지(플로럴 폼)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대용량 보조배터리가 있었다. 이 배터리가 전원 역할을 하면서 카메라는 졸업식 이후 3개월간 끊김 없이 작동한 것이다.

앤은 "꽃다발 속에 카메라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그동안 나의 사생활이 모두 노출됐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당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사실을 공유했으나 범인으로 가족을 의심하는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이 이어지자 게시물을 삭제했다.

쿠안탄 경찰서의 아샤리 아부 사마 서장은 "꽃다발을 이용한 불법 촬영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꽃다발을 제작한 외부 업체가 카메라를 설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여 정숙함을 모독한 혐의를 적용해 꽃다발과 카메라를 정밀 분석하고 있다.

※성폭력·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국번없이 ☎1366)에 전화하면 365일 24시간 상담 및 긴급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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