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 땅 돌려달라" 종중 요구에…상속인 "개인재산" 반발 3년째 갈등

기사등록 2026/03/24 09:55:02

일제강점기 명의신탁 토지…종중 "원래 우리 재산" 반환 요구

상속인 측 "절차·규약 모두 문제" 반박…소송·가처분 검토

[서울=뉴시스] 일제강점기 당시 종중 명의로 등기할 수 없어 개인 이름으로 올려뒀던 종중 재산을 상속인들이 개인 재산이라 주장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일제강점기 당시 종중 명의로 등기할 수 없어 개인 이름으로 올려뒀던 종중 재산을 상속인들이 개인 재산이라 주장해 갈등을 빚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4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종중 재산 명의를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종중 측 A씨는 "종중에는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임야와 농지가 있다"며 "일제강점기 토지 사정 당시, 종중원이었던 '갑'과 '을'의 이름으로 땅을 신탁해 뒀다"고 말했다.

개인 명의로 올려둔 이유에 대해 A씨는 "그 시절엔 종중 이름으로 등기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갑과 을은 땅이 종중 재산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은 채 오랫동안 성실하게 관리해 왔다. 갑은 해마다 종중 총회에서 토지 현황을 직접 보고했고, 을 역시 임종을 앞두고 자녀들에게 "그 땅은 우리 것이 아니니 절대 손대지 말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갑과 을이 세상을 떠난 뒤 불거졌다. 토지 상속인들은 해당 땅이 개인재산이라고 주장하며 종중으로 돌려주기를 거부했다.

이에 종중은 지난 3년간 세 차례 총회를 열고 명의신탁된 재산을 종중 명의로 환원하자는 안건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그러나 세 번째 총회에 참석한 상속인 중 한 명은 "소집 통지를 못 받았다", "종중 규약이 무효다"라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나아가 토지 사정 당시 종중이 실제로 존재했는지조차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명부에 있는 모든 종중원에게 우편으로 통지서도 보냈다"며 "대화로는 해결이 어렵다고 판단해 소송을 준비 중이다. 법적으로 어떤 증거와 절차를 갖춰야 하는지, 또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속인들이 임의로 땅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하려면 당장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신진희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이 사안은 명의신탁 해지를 원인으로 소유권을 이전받길 원하는 사례 같다"며 "만약 종중이 명의신탁한 재산이라면 개인재산이 아니므로 상속재산에 포함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 변호사는 종중 재산이라는 걸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조를 중심으로 한 종중 분묘의 설치 상태, 그 토지에 대한 수익의 수령·지출 관계 등을 확보해 주장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종중 소송에서 가장 자주 패소하는 원인이 바로 절차적 흠결"이라며 "총회 결의와 관련해 참석자 명부, 의사록, 사진 등을 비롯해 세 번째 총회에 참석한 상대방과 관련한 자료 제출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신 변호사는 소송 중 토지 처분을 막기 위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상대방이 부동산을 팔거나 명의 이전 등 처분을 못 하게 해 권리관계를 동결시키는 임시 조치로, 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o4593@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