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하마스 기습은 건국 이후 최악의 안보 실패"
"네타냐후, 2023년 이후 연정 구성 위한 지지율 확보 못해"
"10월 총선서 연정 구성 무산시 민간인 신분서 부패 재판"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 책임론을 피해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이란을 파괴하는 도박에 나섰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대계 이스라엘인들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란 공격을 지지하고 있다.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IDI)가 최근 두 차례 실시한 전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란 공격 지지율은 90%에 달했다. 야당 정치인들도 오는 10월 차기 총선을 앞두고 선거 운동 대신 이란전 수행을 위해 국가적 단결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총선은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기습 공격을 허용한 뒤 치러지는 첫번째 선거다. 이스라엘 건국 이후 최악의 안보 실패로 꼽히는 하마스 기습 공격 책임론을 물을 수 있는 심판대로 꼽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기습 공격 이후 당시 군과 정보당국 고위 관계자들이 모두 정치적 책임을 지고 사퇴했음에도 개인적 책임을 거부해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연정은 지난 2년 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재창출을 위한 지지율을 얻지 못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기습 공격을 둘러싼 책임론을 피하기 위해 조사위원회를 법령을 위반하고 자의적으로 구성하려다 야당의 '보이콧(불참)이라는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뇌물 수수와 사기, 배임 혐의로도 장기간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토대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에게 '선제적 사면'을 요구했지만 이스라엘 법무부 반대로 무산됐다. 그는 연임이 무산되면 민간인 또는 야당 의원 신분으로 법정에 설 처지다.
그러나 이란과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반전의 기회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전쟁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하고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한 성과를 발판 삼아 조기 총선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 측근인 한 장관은 이란 전쟁 전 이스라엘 일간 하아레츠에 익명으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투표소로 가는 길은 워싱턴(미국)과 테헤란(이란)을 통한다"며 "이란의 악의 축을 파괴하는 것이 (2023년) 10월7일 이후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인 3분의 2 가량은 이란 전쟁 전인 지난해 6월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상의 이유로 행동에 나섰다고 답했다고 이스라엘 여론 전문가 달리아 샤인들린이 가디언에 전했다.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인 예디옷 아하로놋이 이스라엘이 테헤란을 공격한 이후 '이번 전쟁이 안보적 필요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연정 유지를 위한 필요인가'라고 회의론을 제기했을 때도 반응은 미온적이었다.
다만 네타냐후 총리가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두고 이번 전쟁을 시작했다 하더라도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샤인들린은 가디언에 "정부 신뢰도에 유의미한 반등은 없었다"며 "일부 상승분도 얼마안가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정치인들도 네타냐후 총리의 사익 추구를 우려하고 있다. 중도 좌파 성향인 민주당 소속 나아마 라지미 의원은 "네타냐후 총리가 피고인이 된 이후 그의 정치 행보는 개인적 생존에 좌우되고 있다"며 "정치적 고려가 국가 안보 이익보다 앞설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