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임산부·노인·아동 사법접근권 강화
쉬운 판결문·찾아가는 소송구조 등 시행
[서울=뉴시스]이승주 기자 = 서울행정법원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가 쉽게 재판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한국형 사회법원'을 가동한다.
서울행정법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법 시스템 구축에 기여해 온 정선재 법원장, 강우찬 수석부장판사의 부임과 서울행정법원의 사회적 역할에 관한 소속 법관들의 공감대를 기초로, 한국형 사회법원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한국형 사회법원은 독일 사회법원 모델을 우리 현행법 체계에 변용·적용한 사회보장 전문법원이다. 이를 통해 소수자 보호와 사회적 정의 실현, 국민의 신뢰 제고에 기여하고 사회법원 내지 사회보장부 특례 규정 도입의 토대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달 23일 사회보장 전담재판부 대상사건 범위를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 관련 사건으로 확대했다.
기존 '산업재해 사건' 전담재판부는 '사회보장 사건' 전담 재판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현재 장기미제처리부, 수석부를 포함해 총 6개 합의부, 7개 단독재판부가 사회보장 전담재판부에 해당한다.
서울행정법원 관계자는 "이로써 장애인, 노인, 임산부, 아동까지 모두 아우를 뿐만 아니라 거의 완벽하게 대부분의 사회보장수급권 관련 사건을 전문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간 사회보장법 연구회 창설, 제1회 사회보장 전담재판부 간담회 진행, 서울변호사회 전문변호사 추천의뢰 등을 거쳤고, 이날 열리는 전체판사회의를 통해 근거 규정을 마련하고 한국형 사회법원 모델이 본격 가동된다.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한국형 사회법원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보를 이어온 법관들로 구성됐다.
정선재 법원장은 지난 2009년 국내 첫 시각장애인 판사인 최영 판사의 사법연수원 입소 준비를 총괄했다. 정 법원장은 준비팀을 꾸려 1년간 시각장애인 유도블록(노란색 점자 블록) 설치, 출입구·엘레베이터·화장실 음성 인식기 설치, 사법연수원 교재 파일 제공 등 입소 방안을 마련했다.
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국내 최초 이지리드(Easy-Read) 판결문을 작성했다. 강 부장판사는 서울행정법원 제11부 재판장 재직 당시 장애인인 원고가 제기한 장애인일자리 사업 불합격처분 취소사건을 기각하면서 주문 옆에 '안타깝지만 원고가 졌습니다'고 쓰고, 이유 상단에 쉬운 말로 요약한 판결문의 내용과 그림을 삽입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강 부장판사는 사회보장 장애인 전담부인 수석부(제7부) 재판장으로서 이지리드 판결문을 시범 시행하고, 각급 법원의 법관들과 공유할 예정이다.
한국형 사회법원은 이미 장애 유형별로 전문화된 소송구조 변호사 풀(pool) 구성은 시행돼 변호사 추천의뢰를 완료한 상태다.
일반인을 위한 이지 리드(Easy–Read) 버전과 지적·발달 장애인을 위한 이지 리드 버전 두 종류의 소송구조 안내문 시행으로 편의성 및 접근성도 강화했다.
지적·발달 장애인과 소송구조 변호사 사이의 연결이 보다 쉽게 이뤄지도록 법률구조공단 등과 '찾아가는 소송구조 서비스' 내지는 '보다 쉬운 변호사 연결 서비스' 조력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거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의 경우 주거지 근처 소송구조 변호사 배정 방식으로 개선했다.
소송구조 변호사 보수 재량증액을 4~5배(400~500만원)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소송구조 관련 예규 개정도 요청했다. 이를 통해 전문적 공익변호사 참여의 인센티브 제공으로 질 높은 소송수행을 유도할 예정이다.
아울러 산업재해 사건 의료감정 절차 개선에 나선다. 감정 신속화·합리화를 위해 감정인 풀이 협소하면서도 협조가 안 되는 진료과목의 경우 감정인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진료기록·신체 감정인별 회신율, 회신의 신속성에 관한 빅테이터 분석 및 경험적 분석을 통해 산업재해 사건에 특화된 우수 감정인 목록을 내부적으로 공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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