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덕분에 한국문화·아리랑 잘 알고 있어요"
13번째 한국 방문한 해외팬 "이제 뮷즈 사러"
손수 만든 한복 입고, 아미밤 들고온 해외 아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시도 지금 시대에 필요해"
"새앨범 99% 영어 가사…왜 아리랑인지 의문"
[서울=뉴시스] 조기용 한이재 신유림 기자 = 아리랑의 의미를 알고, 광화문의 역사까지 짚으며, 한복을 직접 만들어 입고 한국을 찾는 방탄소년단(BTS) 해외 팬들. BTS 공연을 보기 위해 모인 이들은 단순한 팬을 넘어 한국문화 '경험의 주체'로 자리하고 있었다.
"아리랑은 한국의 전통 민요잖아요. BTS가 그걸 현대적으로 풀어낸 게 인상적이에요."
공연 당일인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하이브 사옥 앞은 해외 팬들로 북적였다. 사옥 1층에서 진행 중인 BTS 컴백 팝업 입장을 위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섰고, 건물 앞에 세워진 BTS 버스에서는 기념사진을 찍는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필리핀에서 온 이자(44)씨는 친구 키이라(30)씨와 함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2018년부터 아미였다는 그는 이번이 13번째 방한이라고 했다.
이들은 공연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지만,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접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방탄소년단(BTS)이 세계에 미치는 문화적 영향력은 정말 커요. 한국과 세계를 연결해주잖아요. 해외 팬들이 한국 문화를 더 많이 알게 되고, 경험할 수 있게 해줘요."
이자씨는 "어제 숭례문을 찾아 미디어파사드를 보고, 내일은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을 예정"이라며 "월요일에는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뮷즈'를 살 것"이라고 말했다.
BTS 정규 5집 '아리랑(ARIRANG)' 전곡을 들었다는 이들은 "한국적 요소를 음반에 녹여낸 것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잇는 시도가 지금 시대에 필요하다"고 했다.
인상적이라고 평가하며 “과거와 현재의 문화를 잇는 시도가 지금 시대에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민요 '아리랑'에 대해서도 팬들은 비교적 잘 알고 있었다.
이자씨는 "9년 전 BTS가 무대에서 아리랑을 부른 것을 보고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BTS를 통해 한국 역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팬도 있었다.
"광화문광장이 과거 왕이 다니던 길이었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BTS가 이런 역사적 공간에서 공연하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필리핀에서 온 키아라(26)씨 역시 "BTS 덕분에 아리랑이 한국 민요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한국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이 열리는 광화문 일대에서도 해외 팬들의 열기는 이어졌다. 공연 시작 7시간 전부터 세종문화회관 주변은 팬들로 북적였다.
필리핀에서 온 캐서린(50)씨는 BTS 멤버 이름이 새겨진 의상을 입고 있었다. 그는 "BTS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찾았다"며 "경복궁, 남산타워,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를 모두 방문했다"고 했다.
이번 앨범에 대해서는 "아리랑을 샘플링한 '바디 투 바디'가 특히 인상 깊어 이번 앨범의 최애곡"이라며 “전통과 현대를 결합한 시도는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한복을 입고 공연을 기다리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미국에서 온 캐롤(73)씨는 연분홍 상의와 보라색 치마의 한복을 입고 있었다. 그는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복에 매료돼 직접 만들어 입게 됐다"고 말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이 같은 풍경을 반겼다. 공연이 궁금해 광화문을 찾았다는 강모(73)씨는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공연을 기다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BTS 덕분에 광화문이 세계적인 축제의 장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미얀마에서 온 아웅 표 헤인(33)세는 분홍색과 보라색 한복을 입고 3년 9개월 만에 완전체로 뭉친 무대를 볼 수 있어 설렘이 가득 찬 모습이었다.
그는 유창한 한국말로 "BTS 중에서 진을 가장 사랑한다. 분홍색은 진의 솔로 앨범 색깔이다"고 말했다.
곤룡포가 연상되는 붉은 한복을 입은 김택호(36)씨는 "이번 앨범 컨셉에 맞추기 위해 광장시장에서 직접 빨간 한복을 샀다"고 했다. 손에는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 복주미니를 들고 있었다.
모든 반응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우크라이나에서 온 안나(23)씨는 유창한 한국어로 "앨범 콘셉트가 아리랑이라면 한국적 요소가 더 많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가사의 대부분이 영어인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BTS는 이날 오후 8시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을 공연한다. 한국의 전통과 대중문화가 만나는 이 무대는, 세계 각지에서 모인 팬들에게 또 하나의 'K-컬처 경험'으로 확장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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