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방어선 견고…최윤범 경영권 수성 유력 속 영향력 변화있나

기사등록 2026/03/23 08:31:35

이사 선임 '5명 vs 6명 충돌' 핵심

지분 구조상 최윤범 측 우위 유지

국민연금 기권 캐스팅보트 공백

기관·개인 투자자 표심 변수 부상

표 분산 속 현 경영진 방어 유리

이사회는 재편, MBK 영향력 확대

경영권 유지 속 장기전 구도 형성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8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린 고려아연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찾은 고려아연 노조 및 주주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공동취재) 2025.03.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창훈 유희석 기자 =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으로 떠오른 가운데, 최윤범 회장 측이 이사회 주도권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이 이사회 진입 확대를 노리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영권 수성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이 사실상 중립을 선택하면서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이 변수로 부상했다.

◆이사 선임 충돌…'5명 vs 6명'
23일 재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오는 24일 오전 9시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7개 의안, 총 38건의 안건을 의결한다.

핵심은 경영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이사 선임안이다.

양측은 이사 선임 방식을 두고 정면 충돌하고 있다.

우선 MBK·영풍 측은 올해 임기 만료 등으로 비는 이사 6명을 모두 선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때 양측이 각각 3명씩 신임 이사를 임명할 수 있다.

반면 고려아연은 상법 개정에 따른 감사위원 분리 선임을 이유로 5명만 선임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MBK 측 몫을 1석 줄이며 이사회 주도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어느 안건이 통과되더라도 최 회장 측이 과반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는 15명으로 최 회장 측 11명, MBK·영풍 측 4명이다.

6명 선임 시에도 이사회는 9대 6으로 재편돼 과반을 유지하며, 5명 선임 시에는 9대 5로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주총은 승부라기보다 세력 균형을 조정하는 단계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MBK·영풍이 약 41%, 우호지분을 포함한 최 회장 측이 약 38% 정도다.
[울산=뉴시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 전경. (사진=고려아연 제공) 2025.12.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민연금 사실상 기권…표 분산 변수
지분 5.2% 보유한 국민연금은 이번 고려아연 주총에서 일부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특히 최윤범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기권으로 캐스팅보트 역할에서 한발 물러났다.

일각에선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에 대해 '기계적 중립'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다만 표심 분산 효과로 결과적으로는 현 경영진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경영 성과와 주주 환원에 영향을 받는 다른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주총 결과가 달라 질 수 있어서다.

실제로 고려아연은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 환원을 동시에 강화했다.

지배구조 핵심 지표 준수율은 80%로 상장사 평균을 크게 웃돌았고, 이사회 의장·대표이사 분리와 집중투표제 도입 등을 통해 투명성을 높였다.

총주주환원율은 263.5%까지 상승했으며 분기 배당과 주당 2만원 배당을 추진하고, 9177억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 확대 기반을 마련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경영권을 뒤집는 승부라기보다 세력 균형을 조정하는 수준"이라며 "최 회장 측의 경영권은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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