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사 수' 韓 찾아 '이재용' 회동…'젠슨 황'은 "땡큐 삼성"
빅테크와 파운드리·메모리 전 영역 협력 강화
'메모리+파운드리+패키징' 턴키 전략 적중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글로벌 AI(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삼성전자를 찾고 있다.
과거 삼성이 적극 공세를 펼치던 구도에서 벗어나 빅테크들이 AI 패권 유지를 위해 삼성전자에 손을 내밀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 평택 캠퍼스를 찾은 리사 수 AMD CEO(최고경영자)는 전영현 DS부문장과 차세대 AI 메모리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리사 수 CEO는 평택 일정을 마친 뒤 서울 한남동 승지원으로 이동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승지원은 삼성의 역대 회장들이 글로벌 파트너와 중대 결단을 내릴 때 찾는 장소다. 양사의 20년 파트너십을 AI 전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삼성전자가 AMD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인스팅트 MI455X'에 탑재될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된 점이다.
양사는 단순 부품 공급을 넘어 설계 단계부터 협업하는 '커스텀 HBM' 전략을 공유하고, 향후 AMD 차세대 제품의 파운드리 위탁생산까지 논의 범위를 확장하기로 했다.
삼성을 찾는 발길은 AMD에 그치지 않는다. 엔비디아도 TSMC에 편중되어 있던 파운드리 공급망을 최근 삼성으로 확장시켰다.
엔비디아는 HBM4 공급에 이어 차세대 언어처리장치(LPU) '그록3(Grok-3)'의 파운드리 생산까지 삼성에 맡겼다.
젠슨 황 CEO는 최근 'GTC 2026' 기조 연설에서 "땡큐 삼성"이라고 직접 찬사를 보냈다. 이는 양사의 협력이 파운드리와 메모리 전 영역으로 공고해졌음을 시사한다.
테슬라 역시 자율주행 혁신을 위해 지난해 삼성전자에 22조 규모의 AI 칩 파운드리를 위탁하며 차세대 칩 생산을 맡겼다.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에서 생산될 AI6 칩은 자율주행 플랫폼의 핵심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향후 HBM4 공급까지 확대될 것으로 본다.
불과 2년 전만해도 삼성전자는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에 뒤처지고 파운드리에서 TSMC에 고전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반도체 업계는 최근 삼성전자가 6세대 HBM4를 기점으로 차세대 AI 메모리 업체의 위상을 회복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삼성의 최근 내놓은 6세대 HBM4는 초당 11.7Gbps 속도로 전작(HBM3E) 대비 약 1.22배 빨라지고, 단일 스택당 최대 대역폭은 3.3TB/s로 2.7배 향상됐다.
특히 단순한 메모리 적층을 넘어 시스템 반도체와 메모리를 결합한 통합 솔루션으로 진화하며 고객사의 전력 소모량을 30% 이상 절감하는 성과를 냈다.
빅테크들이 삼성전자를 1순위 메모리 파트너로 낙점하는 또다른 핵심 이유는 삼성이 전 세계에서 유일한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을 갖췄다는 점도 있다.
삼성전자는 1c 나노 기반 D램 제조부터 4나노 이하 선단 파운드리 공정, 첨단 패키징까지 모든 핵심 공정을 한 곳에서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역량을 갖췄다.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별도로 섭외할 때 발생하는 물류 지연과 공정 불일치 문제를 삼성 한 곳에서 해결해 제품 출시 주기를 최소 20% 이상 단축할 수 있는 점이 결정적이다.
반도체 업계는 AI 반도체 시장이 커질수록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통제할 수 있는 삼성전자의 통합 공급망이 더욱 강력한 진입장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업체들이 AI 성능 상향 및 피지컬 AI 시장 진입을 위해 AI 인프라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타이트한 수급 환경 하에서 삼성전자 메모리 물량은 사실상 2027년까지 완판된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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