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물러가라" 유인물 뿌린 대학생들, 43년 만에 무죄

기사등록 2026/03/16 10:37:37 최종수정 2026/03/16 11:02:23

1983년 1심서 징역형 1년 선고…항소 기각

재심 "전두환 헌정질서 파괴 저지는 정당"

[서울=뉴시스]고승민 기자 = 1983년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리며 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았던 대학생 2명이 43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2026.03.16. kkssmm99@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승주 이윤석 기자 = 1983년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리며 시위를 선동했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두 명이 43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8단독 윤영수 판사는 최근 이모씨와 홍모씨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사건 재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1983년 4월 숙명여자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및 국어국문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었던 이씨와 홍씨는 전두환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의 유인물을 뿌리며 시위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자취방에 모여 전두환 정권 퇴진 등 9개 요구사항을 기재한 '민중, 민족, 민주수호 투쟁선언' 유인물 300매를 필경, 등사해 제작한 것으로 조사했다.

이씨는 숙명여대 도서관 4층 베란다에서 지상에 있던 학생 500여명에게 유인물 150매를 살포하면서 메가폰으로 "졸업정원제 폐지하라"는 등 구호를 외쳤다.

홍씨는 도서관 앞에서 학생들에게 유인물 150매를 살포했다.

검찰은 이씨와 홍씨가 전두환 정부를 무력으로 정권을 잡은 뒤 졸업정원제 등을 통해 학원을 탄압하는 독재정권이라고 단정 짓고, 학생들을 선동해 불법 시위를 유발하며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기로 마음먹었다고 주장했다.

1983년 5월 1심은 이들에게 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씨와 홍씨, 검사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같은 해 9월 항소가 기각되면서 형이 확정됐다.

이씨와 홍씨 측이 재심을 청구하면서 법원은 42년 만인 지난해 11월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재심 재판부는 "전두환 등의 1979년 군의 지휘권 장악부터 1980년 5월 비상계엄 확대 선포, 1981년 1월 비상계엄 해제에 이르기까지 행한 일련의 행위는 군형법상의 반란죄, 형법상의 내란죄로 헌정질서 파괴 범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씨 등의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는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로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씨 등의 행위는 시기와 동기 및 목적과 대상, 사용 수단,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된 행위 또는 헌정질서 파괴 범행을 저지하거나 반대한 행위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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