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 씨 첫 내한 공연, 알고리즘 너머의 기록

기사등록 2026/03/15 12:50:24

14일 오후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레딩=AP/뉴시스] 센트럴 씨
[고양=뉴시스]이재훈 기자 = 14일 오후 경기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영국 래퍼 센트럴 씨(Central Cee·센트럴 시)의 첫 단독 내한 공연은 '영국 드릴(UK Drill)'이라는 장르가 한국 대중음악 지형에 어떻게 퍼지고 있는지를 확인한 짧고 강렬한 기록이었다.

이미 여러 외신이 짚은 것처럼, 사실 센트럴 씨는 감각적인 패션을 자랑함에도 거대한 공간에 어울리는 외향적인 퍼포머라기보다 '화면을 통해 매개될 때 비로소 완성되는' 젠지(Gen Z)의 아이콘이다.

국내 힙한 젊은 세대(놀(Nol) 티켓 기준 20대 예매율 85.7%)가 다 모인 듯한 이날 공연의 7000여 명의 관객 앞에 선 그는 때때로 무대 위 동선에 서먹해하는 내성적인 기색을 보였다. 하지만 뻣뻣한 움직임조차 '틱톡(TikTok)'과 '알고리즘'이 빚어낸 현대적 스타의 페르소나로 읽혔다.

공연은 약 50분이라는 다소 짧은 시간 동안 쉼 없이 몰아쳤다. 대표곡 '도자(Doja)'로 시작해 '옵세드 위드 유(Obsessed With You)', '나우 위어 스트레인저스(Now We're Strangers)' 등 2분 안팎에 최적화된 그의 히트곡들은 관객의 떼창과 스마트폰 불빛 사이를 빠르게 교차했다.
[서울=뉴시스] 센트럴 씨.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6.03.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팬 서비스나 무대 매너 면에서는 기존 팝 스타들의 문법과는 결이 달랐으나, 오히려 그 무심함이 센트럴 씨 고유의 냉담한 미학을 완성하는 요소로 작용했다고 반응하는 팬들도 있었다. 앙코르 없는 '칼퇴근'은 아쉬움을 남겼지만, 영국 랩의 최전선을 실시간으로 목격했다는 사실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평소 신라면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온 그는 공연 전 서울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K-팝 간판 걸그룹 '블랙핑크' 티셔츠를 입고 찍은 인증 사진을 소셜 미디어에 남기기도 했다. 한국 문화에 대한 호감이 다음엔 좀 더 긴 러닝타임의 공연으로 돌아오기를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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