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정책학회 게임법 개정안 세미나서 참석자들 이구동성
20년 만의 게임법 수술대…"게임산업 '족쇄' 풀고 날개 달아야"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스마트폰과 글로벌 플랫폼 중심으로 게임 생태계가 완전히 바뀌었지만, 한국의 게임법은 여전히 20년 전 '규제'의 틀에 갇혀 있다. 이에 학계와 법조계가 입을 모아 "낡은 게임법을 산업 진흥 중심으로 전면 개편한 게임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 통과돼야 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게임정책학회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게임법) 전부개정법률안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황성기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김원(김앤장), 황정훈(율촌) 변호사가 참석해 새 개정안의 핵심과 쟁점을 짚었다.
◆20년 낡은 게임법, 올해 환골탈태 할까
현재의 게임법은 2006년 전국을 휩쓸었던 불법 도박 게임 '바다이야기' 사태를 계기로 2007년 규제 중심으로 굳어졌다. 사행성을 막는 데 집중하다 보니, 정작 게임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족쇄가 됐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지난해 9월 조승래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핵심은 게임을 사행성이나 중독의 원인이 아닌 '문화적 가치를 지닌 산업'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황성기 교수는 "기존 법은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한 환경을 전혀 담아내지 못했다"며 "이번 개정안은 게임을 문화로 존중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게임 이용자와 업계에 큰 변화가 생긴다. 법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오락실 등 특정 장소에서 하는 '아케이드 게임'은 기존처럼 엄격히 규제하되, PC·모바일·콘솔 등 '온라인 게임'은 진흥 위주의 완화된 정책을 적용한다.
또 청소년의 게임 시간을 제한하던 '선택적 셧다운제'가 완전히 사라진다. 전체이용가 게임을 할 때 필요했던 본인인증과 부모 동의 절차도 없애 진입 장벽을 낮춘다.
기존 규제의 상징이었던 '게임물관리위원회'를 폐지하고 산업 발전을 이끌 '게임진흥원'을 새로 만든다. 아울러 온라인게임 등급 분류는 민간에 이양한다. 미국(ESRB)이나 유럽(PEGI)처럼 온라인 게임의 연령 등급 분류를 정부가 아닌 민간 기구에 맡겨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춘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황정훈 변호사는 "대통령의 관심이 높은 법안이고, 업계가 오랜 기간 규제로 고통받아 온 만큼 연내 국회 통과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매크로 유저 처벌은 '갑론을박'
숙의가 필요한 쟁점들도 있다. 우선 고스톱, 포커 같은 '웹보드 게임'의 사행성 우려다. 법안이 바뀌어 웹보드 게임이 '온라인 게임'으로 묶여 규제가 풀리면, 그동안 금지됐던 경품 제공이 가능해져 다시 사행성 논란이 일 수 있다.
황 교수는 "낡은 규제는 없애는 게 맞지만, 웹보드 게임 경품 문제는 부작용이 없도록 별도의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핵(Hack)' 등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 처벌 조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정안은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를 직접 처벌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김원 변호사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미 형법상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있어 이중 처벌이나 과잉 입법이 될 수 있다"며 "'상습성'이나 '심각한 피해' 등 처벌 기준을 더 명확하고 좁게 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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