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 AI 사령부' 출범…수사·민원·내부망까지 통제[경찰 AI수사②]

기사등록 2026/03/15 08:00:00

미래치안정책과→치안인공지능정책과로 개편

내부 AI 플랫폼 구축…'모두의 경찰관' 출시 속도

통합망 'LLM' 고심… 보안 문제로 국산 채택 무게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11일 경찰청에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2024.12.11. kmn@newsis.com


경찰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수사 현장에 본격 도입하고 있다. 수사지원 AI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전담 조직 신설, 내부망 기반 플랫폼 구축, 훈령 제정까지 속도를 높이는 중이다. 그러나 현장 활용도 저조, 책임 구조 공백, 제도 정비 지연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뉴시스는 경찰 AI 수사 체계의 현주소를 세 편에 걸쳐 짚는다.

[서울=뉴시스]최은수 기자 = 경찰이 '치안 인공지능(AI) 혁신'을 앞세워 조직 전반의 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수사 지원 시스템과 대국민 민원 서비스, 내부 업무망까지 AI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해 치안과 업무 등을 아울러 통제하는 '치안  AI 사령부'를 출범시키겠다는 구상이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미래치안정책과를 '치안인공지능정책과'로 개편하고 경찰 내부의 모든 AI 사업을 총괄하고 조정하는 'AI 컨트롤타워' 기능을 명문화했다. 치안인공지능정책과 산하에는 인공지능정책계 등 4개 계가 편제됐다. 치안인공지능서비스팀도 별도 독립 조직으로 신설됐다.

대외 협력과 기술 협력을 담당하는 인공지능협력관과 과학기술ICT협력관은 미래치안정책국장 산하에 배치됐다. 정보화기반과는 '치안인공지능기반과'로 명칭이 변경됐다. 해당 개편안은 지난 9일 국가경찰위원회 의결을 거쳤다.

이 같은 조직 개편의 출발점은 지난해 초 꾸려진 '치안 AI 혁신 태스크포스(TF)'다. 경찰 내부 인력과 외부 전문가 등 6명으로 구성된 이 TF는 AI 기반 치안 체계 구축 필요성을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그 결과 경찰이 제안한 9개 단위과제와 31개 세부과제가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경찰은 이를 토대로 3대 전략과 25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치안 AI 혁신 종합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다.

이처럼 경찰이 대대적인 AI 조직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급변하는 기술 환경에 조직이 뒤처질 수 없다는 위기감이 있다. 이미 일선 수사관들이 개인적으로 챗GPT 등 외부 AI를 수사에 활용하는 상황에서 조직 차원의 대응 없이는 보안 공백과 업무 혼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14만명의 인력이 24시간 쉬지 않고 움직이고 국민이 위험을 신고하면 즉각 대응해야 하는 조직 특성상 AI 전환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경찰 관계자는 "인력·물자·장비·현장 정보가 실시간으로 맞물리는 조직 특성상 AI 전환 과제가 방대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현장·수사·행정·국민 서비스 등 4개 분야에서 12개 선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수사 분야에서는 수사지원 AI 시스템(KICS-AI)을 통해 판례 검색과 수사 보고서 작성, 영장 신청서 초안 작성 등을 지원하고 있다.

국민 서비스 분야에서는 AI 챗봇 기반 '모두의 경찰관' 서비스가 추진 중이다. 경찰은 국제면허 발급, 범죄경력조회서 발급 등 100여종의 민원을 처리하고 있으나 처리 속도는 오래전부터 개선 과제로 지적돼 왔다. 2024년 기준 국민신문고 민원 58만6091건과 182 콜센터 상담 177만3925건을 합하면 연간 230만건을 넘지만 5일 이내 처리 비율은 69%에 그친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경찰청은 'AI 기반 모두의 경찰관 개발 및 실증' 과제 공모에 착수했다. 선정된 컨소시엄에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최대 40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모두의 경찰관은 경찰 민원 접수부터 문서 작성, 응대까지 전 과정을 AI로 지능화하는 게 목표다. 사업자는 치안 특화 대규모언어모델(LLM)과 에이전트를 개발해 민원 자동 분류, 접수 서식 자동 작성, 경찰 법령 및 판례 기반 응답 기능 등을 구현해야 한다. 경찰은 올해 시범 운영을 거쳐 내년 전국 경찰관서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장 분야에서는 AI 기반 차세대 112 신고 시스템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경찰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국가슈퍼컴퓨터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임차해 AI 모델 학습에 활용하고 있다. KICS-AI는 현재 LG의 AI 모델 엑사원을 기반으로 운영 중이다.

이에 경찰청은 경찰 내부망 '폴넷' 기반 AI 통합 플랫폼 구축을 추진 중이다. 경찰 업무 전반의 작동 방식 자체를 AI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경찰은 5억2000만원 규모의 정보화전략계획(ISP) 사업을 통해 폴넷에 AI 검색과 문서 분석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설계 중이다. 플랫폼이 구축되면 판례 검색과 수사 자료 분석, 행정 문서 작성 등 내부 업무 전반을 AI로 지원하는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 업무 전반을 지원할 플랫폼인 만큼 어떤 언어모델(LLM)을 탑재하느냐가 서비스 품질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메타의 라마 등 외산 모델 활용 필요성도 제기되지만 정부의 국산 AI 활용 권고와 데이터 보안 문제로 국산 LLM을 채택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해 공공기관 AI 보안 가이드라인을 통해 외산 AI 사용 시 보안 위험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AI 기술을 치안 업무 전반에 단계적으로 도입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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