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콘산·소르비톨' 동시생산…화학硏, 고효율 촉매개발

기사등록 2026/03/15 12:00:00

고부가 화학소재 한번에…저탄소 촉매 기술

포도당 내부 수소 활용해 고압 설비 불필요

[대전=뉴시스] 화학연구원이 외부에서 공급되는 수소 및 산소 없이 실온·상압에서 포도당으로부터 글루콘산과 소르비톨을 동시 생산하는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화학연구원 제공) 2026.03.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포도당에서 두 가지 고부가가치 화학제품을 동시에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촉매기술을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황영규·오경렬·김지훈 박사팀이 포도당으로부터 세제·의약품 등의 원료인 '글루콘산'과 감미료·화장품의 원료인 '소르비톨'을 동시에 생산하는 순환형 저탄소 촉매 기술을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별도의 수소·산소가스를 공급할 필요가 없고 실온에서도 반응이 가능해 에너지 소모 및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글루콘산과 소르비톨은 세계적으로 연간 수백만t이 생산되는 필수 화학소재만 기존 공정은 포도당으로부터 두 제품을 따로 만들어야 했다.

이들을 만드는데 50~150도의 고온과 대기압의 10배가 넘는 고압 산소 또는 수소가 필요해 막대한 비용이 들고 이산화탄소가 다량 배출되는 문제가 있다.

화학연 연구팀은 포도당 내부의 수소를 재활용해 포도당이 글루콘산으로 변할 때 발생하는 수소를 바로 옆 다른 포도당에 전달해 소르비톨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자전거의 페달을 밟아 발생한 동력으로 바퀴를 돌리는 것과 같다"며 "외부 전기없이도 공정내부에서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제품을 완성하는 자기 완결형 공정을 구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공정의 핵심은 백금(Pt)과 주석(Sn)을 결합한 특수 촉매에 있다. 연구팀은 백금과 주석을 각 3대 1의 최적 비율로 섞어 촉매를 설계했다. 백금만 사용하면 반응이 너무 강해 수소가 배출되지만 주석을 더하면 반응속도를 정교하게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수소 100%를 소르비톨 생산에 활용토록 했고 검증에선 포도당 100분자를 넣으면 글루콘산 50분자와 소르비톨 50분자가 정확하게 만들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이 기술로 고농도의 포도당을 원료로 사용해 하루에 1리터당 1.5㎏ 이상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이는 기존 고온·고압 공정과 같은 수준이다.

특히 연구팀은 전기적인 힘으로 물질을 걸러내는 기술을 통해 순도 98.5% 이상의 깨끗한 제품을 얻는 데도 성공했다. 분리 공정에 드는 전기료는 제품 1kg당 약 150원 수준에 불과해 경제성이 매우 높아 산업적 상용화에 매우 유리하다.

연구 결과는 촉매분야 학술지 '어플라이드 카탈리시스 비:엔바이론먼트 앤 에너지(Applied Catalysis B: Environment and Energy)'에 지난 1월 게재됐다.

황 박사는 "이번 연구는 버려지는 것 없이 모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순환형 화학공정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식물자원으로 화학제품을 만들면서도 탄소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한 이 기술이 향후 우리 화학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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