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검찰총장 지위 인정" 증언거부권 수용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수용자 수용 시설을 확보하며 내란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재판에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본인의 수사 상황을 이유로 사실상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2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장관과 위증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의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심 전 총장은 지난 기일에는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으나 이날은 출석했다.
심 전 총장은 증인석에 앉자마자 "재판장님, 제가 이 사건 피의자로서 조사받았는데 아직 사건 처분이 되지 않고 수사 중"이라며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라서 증언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 측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는 이미 각하 처분돼 종결됐다"며 증언을 압박했으나, 심 전 총장은 "사건이 국수본(국가수사본부)으로 이첩된 것으로 안다. 명확히 확인해달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20분간 휴정한 뒤 일부 사건이 여전히 수사 중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증언 거부 사유가 인정된다"며 심 전 총장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은 박 전 장관의 공소사실 중 '법무부 인력·조직을 활용한 비상계엄 적극 지원'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이를 중점적으로 질문했다.
구체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직후인 2024년 12월 3일 밤 박 전 장관으로부터 "검찰을 잘 관리하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는지, 계엄사령부로부터 인력 지원 요청을 받고 실무진에게 검토를 지시했는지 등을 물었다.
또 박 전 장관의 수첩에 적힌 '국방→책임필요' 메모대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신속히 체포해 사건을 은폐하려 했는지 등을 질문했다.
특검은 질문마다 관련 통화 내역과 기사, 박 전 장관의 업무 수첩 등을 제시하며 질문했지만, 심 전 총장은 30여 차례 넘게 "증언을 거부한다"는 말만 반복했다.
재판부는 심 전 총장이 당시 검찰총장으로서 조직을 총괄하는 지위에 있었던 점을 고려해 증언거부권을 폭넓게 인정하며 신문을 마쳤다.
재판부는 "4월 중 변론을 종결하고 5월에는 판결을 선고하는 것이 목표"라며 양측에 신속한 증인 신청과 의견 조율을 당부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에 비상대기 명령을 내리고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는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범죄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김 여사로부터 부정한 직무수행을 청탁받고 관련 사건을 무혐의 처분하게 한 혐의, 법무부 검찰과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담긴 문건을 작성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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