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의 "트럼프는 이란 환영한다는 입장"에도
이란 장관 "어떤 상황에도 월드컵 참가 불가"
3개 팀 체제·亞 출전권 타 국가 분배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경기 외적 이슈로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지난 12일(한국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이란 국영TV를 통해 "부패한 정권(미국)이 우리 지도자(알리 하메네이)를 암살했다"며 "우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월드컵에 참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 정세가 복잡해졌고, 장기화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란의 북중미 월드컵 정상 출전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메흐디 타즈 이란축구협회 회장이 공습 이후 "미국의 공습으로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걸 기대하긴 어려워졌다"며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도냐말리 장관이 "우리 선수들은 안전하지 않다. 우리가 월드컵에 참가하는 것은 명백하게 불가능하다"고 밝히면서 이란의 불참 논란은 더 커졌다.
카타르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정부 관계자가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북중미 월드컵 참가 여부를 공식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6월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멕시코에서 열리는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3개국에서 공동개최된다.
참가국도 32개 팀에서 48개팀으로 늘어 많은 관심이 쏠리는데, 개막 3개월 전에 경기 외적 요소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FIFA 측은 진압에 한창이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오늘 저녁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다가올 월드컵 준비 상황, 개막을 93일 앞두고 고조되는 기대감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현재 상황, 이란 축구대표팀이 이번 월드컵 출전권을 확보한 사실에 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당연히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튿날 도냐말리 장관의 발언으로 이란의 출전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란은 벨기에, 이집트, 뉴질랜드와 조별리그 G조에 묶였는데, 3경기 모두 미국에서 열려 참가가 쉽지 않다는 평가가 따른다.
2026 월드컵 규정 6조에 따르면 참가국이 철수하거나 경기가 개최되지 못하는 경우,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모든 조치를 재량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만약 이란이 끝까지 지금과 같은 입장을 고수한다면 FIFA가 내릴 수 있는 선택지는 크게 2가지다.
먼저 이란의 경기를 취소하고 조별리그를 3개 팀 체제로 운영하는 방식이다.
다만 사상 첫 4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를 47개로 소화하는 변수는 FIFA에 악재다.
이에 이란을 대신할 국가를 선정하는 방향을 택할 수도 있다.
아시아 5차 예선을 통해 대륙 간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이라크가 이란을 대신하고, 이라크가 소화할 대륙 간 PO를 탈락한 아랍에미리트(UAE)가 치르는 방식이다.
아시아에 할당된 출전권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다른 대륙의 불만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선택지다.
아울러 이란은 이번 대회 불참에 불참할 경우, 여러 페널티를 받게 된다.
스포츠 매체 'ESPN'은 최근 "이란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할 경우 이란축구협회는 최소 1050만 달러(약 154억원)라는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체에 따르면 FIFA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16개 축구협회에 각각 900만 달러(약 132억원), 조별리그 준비 비용으로 본선 진출팀 48개국 모두에게 150만 달러(약 22억원)를 지급하는데, 이란이 이번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 이 돈을 잃게 된다.
또 대회 개막 3일 전까지 기권할 경우 최소 32만1000달러(약 5억), 개막 1개월 전에 기권할 경우 최소 64만 2000달러(약 9억원)의 벌금이 부과된다는 규정이 있어 추가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
그뿐만 아니라 FIFA로부터 2030년에 열리는 차기 월드컵 예선 탈락이라는 위험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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