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 K반도체도 긴장…소재값·전기료 동반 상승 우려

기사등록 2026/03/12 13:41:58 최종수정 2026/03/12 14:34:24

365일 돌아가는 반도체 팹…전기료 부담↑

헬륨·브롬 중동서 수입…공급망 다변화 대응

당장 영향 적지만…장기화시 타격 불가피

[서울=뉴시스]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태국 화물선 마유레 나레호가 11일 공격을 받았다고 태국 해군이 밝혔다. 해군은 현재까지 20명의 승무원이 구조돼 오만으로 이송됐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공격받은 마유레 나레호의 모습. <사진 출처 : 스플래시247닷컴> 2026.03.11.
[서울=뉴시스] 홍세희 박나리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중동 긴장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 상승과 공급망 불안이 국내 반도체 산업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당장은 공급망 다변화와 재고 확보로 직접적인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전력 비용 상승과 핵심 소재 조달 불안이 겹치며 제조 원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헬륨과 브롬 등 일부 소재의 중동 의존도가 높아 중동 사태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1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원유 수송 차단에 집중하면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상선들이 잇따라 공격을 받았다.

원유 수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유가가 이날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에너지 수급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국내 산업 전반에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 수출액 1위 산업인 반도체는 전력 사용량이 많아 전기요금 상승 시 제조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팹(생산공장)은 24시간 연중무휴로 가동되는 만큼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산업"이라며 "제조 원가에서 전기료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원가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핵심 소재 공급망도 변수로 떠오른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12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이 표시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대 최대인 4억 배럴 규모의 비상 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3척을 피격했다고 전해지며 WTI가 배럴당 90달러를 넘겼다. 2026.03.12. kch0523@newsis.com

미국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지난 10일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도체 시장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레이 왕 애널리스트는 "장기적인 분쟁은 헬륨과 브롬 등 재료 조달과 관련해 반도체 제조업체의 생산 운영에 잠재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당장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장기화할 경우 핵심 자재 조달에 차질이 생기거나 조달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헬륨은 반도체 웨이퍼 냉각에 필수적인 원료다. 지난해 우리나라 헬륨 수입량의 64.7%는 카타르에서 들어왔다.

또 반도체 식각 공정에 사용되는 브롬은 97.5%가 이스라엘에서 수입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헬륨과 브롬 등 핵심 원료 수급 동향을 점검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소재 수출 규제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겪으면서 소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재고도 일정 수준 확보해 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쟁이 길어지면 공급망이 다변화돼 있어도 다른 공급처에서 가격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전쟁이 얼마나 계속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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