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은빛 질주'…김윤지 "많이 넘어져봐서 빨리 설 수 있었다"[2026 동계패럴림픽]

기사등록 2026/03/11 20:49:30 최종수정 2026/03/11 20:51:18

한국 선수 동계패럴림픽 단일 대회 최다 메달 신기록

마스터스에는 또 뒤져…"주행으로만 붙어도 이기고 싶다"

[서울=뉴시스] 김윤지가 11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2위를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코르티나담페초=뉴시스]김희준 기자 = '스마일리' 김윤지(BDH파라스)가 또 '은빛 질주'를 선보이며 한국 선수의 동계패럴림픽 단일 대회 최다 메달 기록을 새로 썼다.

김윤지는 11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26분51초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딴 뒤 "정말 박진감 넘치는 경기였고, 힘든 레이스였다. 끝난 후 전광판에 있는 내 이름을 보고, 순위까지 보고 나니 힘이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반적인 레이스에 대해서는 "장거리 경기가 오랜만이라 페이스 조절을 잘 하지 못했다. 마음이 급했다"고 짚었다.

전날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프린트에 이어 '살아있는 전설' 옥사나 마스터스(미국·26분31초6)에 또 금메달을 내주고 은메달에 만족했다.

켄달 그레치(미국)가 27분27초6으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이날 4.1㎞ 구간까지는 1위를 달린 김윤지는 5㎞ 구간에서 마스터스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그러나 결국 다시 따라잡지 못했다. 6.6~7.5㎞ 구간에서 한 차례 넘어진 것이 아쉬웠다.

상처가 생긴 왼쪽 뺨에 밴드를 붙이고 패럴림픽 레이스를 이어가는 김윤지는 이번에는 태극기를 그리고 나타났다. 레이스를 마친 후에는 '볼 하트' 세리머니도 펼쳤다.

'스마일리'다운 미소는 여전했다. 세계 최고를 논하는 선수지만, 또 영락없는 만 20세다.

경기 후 만난 김윤지는 "상처 부분에 밴드를 붙였는데, 물리치료사님께서 태극기를 그려주셨다. 지금은 조금 번졌다"며 "세리머니는 육상 (정)종대 삼촌과 (이)채원이를 비롯한 친구들이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넘어진 후에도 벌떡 일어나 투혼의 레이스를 펼친 김윤지는 "코너에서 균형을 잡지 못했다. 비가 온 탓에 눈이 조금 녹았고, 설질이 좋지 않았다"며 "내가 순간적으로 힘이 풀리면서 흔들리다 넘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내가 훈련하면서 많이 넘어진다. 그만큼 또 빨리 일어나게 된다"며 "'아직 안 끝났다. 빨리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윤지가 11일(한국 시간) 이탈리아 테세로 크로스컨트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패럴림픽 크로스컨트리 스키 여자 10㎞ 인터벌 스타트에서 역주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윤지는 이번 은메달로 또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선수의 동계패럴림픽 최다 메달 기록을 갈아치웠다.

이전까지 '평창 영웅' 신의현(BDH파라스)이 보유한 메달 2개(금 1·동 1)가 최다였다.

이 기록을 듣고 '와~'하며 함성을 지른 김윤지는 "이번 시즌 시작 전에는 3~4위 정도를 생각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했다"며 "패럴림픽에서 메달 3개를 땄다. 첫 출전에서 이런 결과를 내서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크로스컨트리 여자 좌식은 사실상 김윤지와 마스터스 '양강' 체제다. 마스터스는 김윤지가 넘어서야 할 큰 산이다.

"마스터스는 워낙 대단한 선수"라고 말한 김윤지는 "나도 계속 노력하고 있고, 성장하고 있다"며 "이번에 바이애슬론에서 한 번 이기고 금메달 땄다. 주행으로만 대결했을 때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스키를 잘 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또 "내가 여자 좌식 선수 중에는 가장 어리다. 회복력 면에서는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좋은 회복력으로 끝까지 최선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제 바이애슬론 여자 좌식 스프린트 추적(13일)과 크로스컨트리 여자 좌식 20㎞ 인터벌 스타트(15일)까지 두 종목이 남았다. 역시나 둘 다 금메달 후보다.

김윤지는 "스프린트 추적은 마지막 바이애슬론 경기라 의미 있게 마무리하고 싶다. 사격에서 좋은 모습 보이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크로스컨트리 20㎞는 내가 모든 국제대회를 통틀어 처음 출전하는 종목이다. 굉장히 떨리고, 또 설렌다"며 "처음이니까 즐겁게, 재미있게 경험하고 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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