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 이후 美 평균 휘발유값, 19% 급등
원유 가격의 50%, '글로벌 벤치마크'가 결정
자국 원유는 수출, 정제용 원유는 수입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세계 1위 산유국인 미국에서도 휘발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 원유를 대량 생산하더라도 가격은 글로벌 수급에 따라 결정되고, 수출입하는 정유 구조까지 맞물리면서 국제 유가 상승분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가 인용한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4달러로 전날보다 6센트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이란 사태 이후 약 19% 오른 수준이다.
이 같은 현상은 휘발유 가격 구조 때문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일반 휘발유 1갤런 가격에서 원유 비중은 약 50%에 육박했다.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라도 해도 원유 가격은 생산지 기준이 아닌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IT) 같은 '글로벌 벤치마크'에 따라 결정된다. 해당 원유 선물 가격이 이란 사태 이후 약 24% 상승하면서, 미국 휘발유 가격도 가파르게 올랐다.
미국의 에너지 시장 수출입 구조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은 휘발유와 디젤 등 석유 제품의 순수출국이지만 여전히 상당량의 원유를 수입한다. EIA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은 약 2억 배럴의 원유를 수입했고, 1억28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출했다.
이는 정유 시설의 특성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으로, 미국의 주요 정유 시설은 중질유와 고유황유 처리에 최적화돼 있지만 자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품질 좋은 저유황유(스위트오일)가 대부분이다.
월리 쉬 하버드 경영대학원 국제무역전문가는 "정유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렵다"며 "미국 지역 내에서 거래하는 것도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말이 안 된다 생각하겠지만, 뉴저지 정유소는 텍사스에서 원유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나이지리아에서 수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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