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은 싫고 졸혼하자"…생활비 끊긴 40년 차 남편의 고민

기사등록 2026/03/12 06:11:00 최종수정 2026/03/12 06:36:24

[서울=뉴시스]김수빈 인턴 기자 = 경제권을 가지고 있던 아내가 집을 나가더니 졸혼을 요구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1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결혼 40년 차 남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자식들도 모두 번듯하게 키워 출가시키고 이제 아내와 서로 의지하며 평화롭고 조용한 노년을 보낼 줄만 알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아내의 태도가 달라졌다.

A씨는 "모임 핑계를 대며 매일같이 밖으로 나돌았고, 제가 무슨 말이라도 걸면 답답하다며 짜증을 냈다"고 설명했다.

우연히 A씨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통화하는 소리를 듣게 됐다.

그러나 아내는 "남의 사회생활에 신경 쓰지 말라"고 답했다.

A씨는 "뚜렷한 증거도 없고, 늙어서 의처증 취급을 받을까 두려워서 설마 하는 마음으로 또 꾹 참고 넘어갔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아내는 바람 좀 쐬고 오겠다며 나가더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심지어 A씨에게 "이제 나 혼자 살고 싶다"며 "그냥 졸혼처럼 따로 살자"고 요구했다.

문제는 생활비였다. A씨는 "그동안 모든 재산과 생활비를 아내가 전적으로 관리해 왔다"며 "나는 용돈만 받아서 생활해 왔는데, 아내가 생활비를 끊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큰 집에 덩그러니 저 혼자 남겨졌지만 통장도 재산도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저 예전처럼 아내와 마주 앉아 따뜻한 밥 한 끼 먹으며 남은 생을 함께 보내고 싶을 뿐"이라며 "아내를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할 방법이 없을지, 생활비 없이 버려져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했다.

김미루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는 "우리나라 법체계에는 '졸혼'이라는 용어, 개념, 제도 자체가 없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다"며 "여전히 법률상 부부로서의 권리와 의무는 그대로이고, 부양의 의무, 동거 협조의 의무도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민법 제826조에 따르면 부부는 동거하며 서로 부양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다"며 "부부 중 한쪽이 정당한 이유 없이 동거에 응하지 않고 있기에 A씨는 가정법원에 동거심판청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의 동거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배우자가 계속 이를 거부할 때 A씨는 그 의무의 불이행으로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고 볼 수 있어 손해배상, 즉 위자료 청구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활비를 끊은 상황에 대해서 김 변호사는 "민법 제833조에 따르면 부부는 공동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해야 한다"며 "아내가 가출하고 본인 혼자 잘 살고 있는 반면 남편이 생활비를 끊겨서 생활 곤궁에 처할 수 있으므로, 부양료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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