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리·로슈, 복지부와 7000억원대 투자MOU 체결
릴리, 삼성바이오와 '오픈 이노베이션 거점' 설립
글로벌의 한국 생산 투자 이어 연구 투자로 확장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코로나19를 거치며 아시아의 생산 허브로 부상한 한국이 이젠 임상 연구개발의 요충지로 부각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대형 제약기업들이 한국 바이오 산업 육성에 수천억원대 투자를 결정했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 미국 일라이릴리는 지난 9일 보건복지부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 양해각서를 체결, 올해부터 5년간 총 5억 달러(약 7470억원)를 국내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손잡고 국내 유망 바이오텍 육성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협력)을 시작한다. 양사는 릴리의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릴리게이트웨이랩스'(LGL)의 국내 거점을 송도에 설립하기로 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수준 높은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 국내 업체와 협력해 한국에 진출하는 첫 사례다. LGL의 중국에 이은 두 번째 미국 외 거점이기도 하다.
LGL은 지난 2019년 릴리가 우수 바이오텍을 선발·육성하고자 출범한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실험실 등 시설 제공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협력, 멘토링, 직접 투자 및 외부 투자 유치 지원 등 신생 바이오텍의 성장에 필요한 지원을 하고 한다.
LGL 거점은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제2바이오캠퍼스에 2027년 준공 예정인 신규 오픈 이노베이션 센터 'C랩 아웃사이드'에 자리잡는다. 양사는 C랩 아웃사이드의 30개 입주사 선발 및 육성 등 전반적 운영을 공동으로 할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에 5억 달러가 모두 투입되는 것은 아니며 이외에도 릴리는 복지부와 공동 실무협의체를 운영, 글로벌 임상시험 확대 등을 협력한다.
앞서 항암제·희귀질환 치료 개발 역량이 강한 글로벌 제약사 로슈도 지난 3일 복지부와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5년간 총 7100억원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로슈는 다빈도·난치성 질환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 글로벌 임상시험을 국내에 유치하고, R&D 전문 인력을 양성할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헬스 유망기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지원한다.
양측은 이번 협약을 통해 글로벌 임상시험 유치를 위한 산업 생태계 기반을 강화하고 글로벌 R&D 네트워크를 확대하기로 했다.
글로벌 생명과학기업의 한국 투자는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늘었다. 바이오 원부자재 기업들이 생산시설 투자에 나서면서다. 팬데믹으로 바이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공급 부족을 겪은 후 '생산 현지화'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한국을 아시아의 생산 거점으로 꼽았다.
미국 싸이티바는 지난 2021년 '한미 백신 협력 협약 체결식'에서 한국 내 생산시설 설립 계획을 공식화한 후, '싸이티바 코리아 이노베이션 허브'를 인천 송도에 지었다. 중심시설인 제조센터는 싸이티바의 국내 첫 생산 시설로, 2026년 가동이 목표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 과정에 필요한 필트레이션 제품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다.
독일 싸토리우스코리아도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생산·연구시설을 건설 중이다.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수출의 거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요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들이 한국 바이오 산업의 기술력과 성장성에 주목하며 연이어 국내 진출을 추진해오고 있다"며 "한국의 신약 개발 플랫폼, 생산 등 전반적 역량이 고도화된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송도에 투자가 많은 건 국내 가장 큰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이므로 이를 높게 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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