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길 바랐다면 댓츠 노"…있지(ITZY), 묵묵히 써 내려간 '건강한 자서전'

기사등록 2026/03/15 06:00:00

있지 '댓츠 어 노 노', 6년 만에 역주행 열풍

세 번째 월드투어 '터널 비전' 무대 이후 재주목

[서울=뉴시스] 있지(ITZY) '댓츠 어 노 노(THAT'S A NO NO)'.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3.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혹시 내가 무너지길 바랐다면 / 안타깝지만 댓츠 노 아임 소리(That's no I'm sorry)"

6년 전의 노래가 현재의 차트를 거슬러 올라올 때, 그것은 단순한 '운'이 아니다. 그것은 뒤늦게 도착한 진심의 '배달'에 가깝다. JYP엔터테인먼트의 3.5세대 대표 K팝 걸그룹 '있지(ITZY)'가 2020년 발표한 미니 2집 '있지 미('IT'z ME)'(2020) 수록곡 '댓츠 어 노 노(THAT'S A NO NO)'로 다시금 K팝 생태계의 중심에 섰다.

이번 역주행은 있지가 데뷔 이후 한순간도 놓지 않았던 '퍼포먼스의 완결성'이 빚어낸 필연적인 결과물이다.

이번 열풍의 진원지는 지난달 서울에서 포문을 연 세 번째 월드투어 '터널 비전(TUNNEL VISION)'이다. 앨범 발매 당시 활동곡이 아니었던 이 곡이 6년 만에 무대 위에서 형상화됐을 때, 대중이 목도한 것은 '퍼포먼스 퀸'의 건재함이었다.

있지 표 "음악과 신체 사이의 언문일치"는 이번에도 유효했다. 있지는 뭄바톤 리듬의 복잡한 퍼포먼스 속에서도 숨결 하나 흐트러짐 없는 라이브 역량을 과시했다. JYP 퍼플리싱 소속 대표적 작곡가들인 심은지·캐스(KASS)가 빚어낸 강렬한 퍼커션과 신스 베이스 위로 얹어진 멤버들의 안정적인 보컬은, '실력'이라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강력한 무기에는 유효기간이 없음을 증명했다.

◆'버티는 것'이 아닌 '나아가는 것'의 서사

'댓츠 어 노노'의 가사는 있지(ITZY)의 지난 6년을 관통하는 자서전과도 같다. "혹시 내가 무너지길 바랐다면 안타깝지만 댓츠 노 아임 소리"라고 외치는 대목은, 이유 없는 비난과 이른바 악질 프레임속에서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온 멤버들의 건강한 자아를 투영한다.
[서울=뉴시스] 있지(ITZY) '댓츠 어 노 노(THAT'S A NO NO)'.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3.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어쩌면 진실이란 시간의 풍화작용을 견디고 남은 단단한 뼈대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6년이라는 시차는 이 곡의 '직설'을 '오만'이 아닌 '증명'으로 바꾸어 놓았다. 뒤늦게 울려 퍼지는 메아리가 더 큰 울림을 주는 이유는, 그 소리가 빈 공간을 메우기 위해 보낸 인고의 시간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있지는 파격적인 마케팅이나 복잡한 세계관에 기대기보다, 예지·리아·류진·채령·유나 멤버 개개인의 화려한 기량과 세련된 외모라는 '투명하고도 어려운 답지'를 택했다.

유튜브 국내 인기 뮤직비디오 차트 1위, 멜론 일간 차트의 수직 상승은 단순히 알고리즘의 선택이 아니다. JYP가 지난달 23일 소셜 미디어에 공개한 콘서트 '터널비전'의 댓츠 어 노 노' 풀캠 버전 비디오는 14일 오후 기준 400만뷰를 향해 가고 있다.

매 무대 온 힘을 쏟아온 이들에게 팬덤 '믿지(MIDZY)'와 대중이 보내는 '확신을 위한 확신'이다. 19일 예고된 엠넷 '엠카운트다운' 스페셜 스테이지는 그 확신에 대한 있지의 뜨거운 화답이 될 전망이다.

오는 23일 막내 유나의 솔로 데뷔 앨범 '아이스크림(Ice Cream)' 역시 이 기세의 연장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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