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호르무즈 마비로 저장시설 ‘포화 상태’ 앞두고 석유 감산

기사등록 2026/03/08 04:47:07 최종수정 2026/03/08 07:49:15

쿠웨이트 12일 후 저장 포화 예상…사우디·UAE도 3주내 한계 전망

유가 상승, 인플레 압력 높이는 등 세계 경제 충격 우려도

생산 중단시 재가동하는데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어

[서울=뉴시스] 세계 석유 공급량의 20% 가량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이란의 보복 공격 등 갈등 여파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쿠웨이트가 석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생산량 감축에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 보도했다.

데이터 제공업체 크플러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의 주요 저장 시설도 빠르게 차오르고 있으며 두 나라 모두 3주 안에 저장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걸프 산유국의 주요 해상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마비되고 지역 에너지 시설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는 등 위기 확산에 따른 것이다.

석유 외에도 세계 3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국 중 하나인 카타르도 이번 주 생산량을 줄였다.

중동 석유 공급의 갑작스러운 중단은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은 전했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경제 성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쳐 수요 감소를 초래하고 다수 국가들을 경기 침체로 몰아넣을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주유소 가격의 급등으로 이어지고 기업들은 운영 비용 증가에 직면하게 된다.

유가 상승 등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운용에도 제약이 생겨 금리 인하를 중단하거나 심지어 긴축 정책으로 회귀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 전역의 휘발유와 경유 소매 가격은 이미 급등해 이미 침체된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전 세계 석유 공급량의 약 5분의 1이 매일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서 이 지역 최대 산유국들은 저장 시설이 가득 차는 ‘탱크 탑(tank top)’ 상황에 직면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탱크 탑’이 되면 산유국들은 기술적, 정치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들지만 생산 중단이라는 현실에 직면하게 된다.

크플러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생산량 감축에 착수하지 않을 경우 약 12일 안에 저장 시설이 가득 찬다.

유정을 폐쇄하면 저류층 압력에 장기적인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있고 재가동 비용이 많이 들들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최후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생산 재개는 저류층의 특성에 따라 며칠에서 몇 주까지 걸릴 수 있다.

이러한 기술적인 요인인 지정학적 갈등이 며칠 안에 해결돼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장기간의 공급 억제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카타르 등 걸프 국가들은 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수출 터미널의 대규모 저장 시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시설은 원유와 정제된 제품이 유전에서 탱크로 흐르는 중요한 완충지대 역할을 한다.

호르무즈 해협 같은 수출 항로가 차단되면 생산자들은 저장 탱크에 원유를 밀어 넣어 일시적으로 생산을 계속할 수 있다.

이라크 석유 당국은 이번 주 초 최대 유전인 루마일라 유전의 생산량이 하루 70만 배럴 감소했으며, 서부 쿠르나2 유전은 하루 약 45만 배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라크는 마이산 유전의 생산량을 줄였고 예방 차원에서 북부 키르쿠크 지역의 생산을 중단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훨씬 더 큰 저장 용량을 보유하고 있고 파이프라인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할 수 있다. 하지만 사우디는 생산량과 수출량 또한 훨씬 많아 한계가 있다.

세계 최대 규모 해상 석유 하역 시설이 있는 사우디의 라스 타누라 항은 이란이 인접 국가들을 공격할 때 드론 공격의 표적이 된 적이 여러 번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수출 물동량을 홍해의 얀부 항으로 돌리고 있으나 홍해 수송 시스템만으로는 걸프 지역의 공급 차질을 부분적으로만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가들은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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