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만에 전남에 둥지 튼 멸종위기 '황새' 올해도 올까?

기사등록 2026/03/08 09:59:32
[나주=뉴시스] 2024년 전남 나주시 한 물가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왼쪽)어미 황새와 그 새끼들이 먹이를 찾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황새가 터를 잡고 번식까지 성공한 것은 35년 만이다. (사진=뉴니스DB)
[나주=뉴시스]이현행 기자 =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인 황새가 35년 만에 전남에서 번식을 성공한 뒤 올해도 영산강 습지를 다시 찾아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광주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는 2024년 전남 나주시 영산강습지에서 발견됐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난 어미 황새 하얀이(E97)는 수컷 마루(E61)를 만나 습지 인근 한 송전탑에 둥지를 틀었다. 같은 해 5월 새끼 3마리를 낳으며 번식에 성공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황새가 터를 잡고 번식까지 마친 것은 무려 35년 만의 일이다. 이 황새들은 충남 예산에서 방사된 개체들로 약 200㎞를 날아 이곳 영산강 습지에 안착했다.

이듬해인 2025년에도 어미와 새끼를 포함한 5마리가 다시 관찰됐다.

황새는 황새과에 속하는 겨울철새다. 큰 새라는 뜻의 '한새'라고도 불렸다. 과거 한국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친숙한 텃새였으나 20세기 중반 이후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세계적으로도 2500백여 마리밖에 남아 있지 않은, 국제적으로도 보호가 필요한 조류다.

황새 복원과 개체 관리를 담당하는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 부부가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강과 수십 ㎏에 달하는 둥지 무게를 버틸 수 있는 구조물이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지역에 터를 잡은 것으로 분석했다.

나주시도 황새가 지역 내에 터를 잡은 것으로 보고 황새의 안전한 번식 활동을 위해 지난 1월 말 영산강습지 인근에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인공 둥지를 마련했다.

영산강습지는 물고기 등 먹이가 풍부한 조건을 갖췄다. 특히 황새의 특성상 자신을 위협할 다른 생물이 거의 없어 이곳까지 내려와 번식 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새인 황새는 봄철에 내려와 추워지기 전인 여름 끝자락까지 머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남아시아 등 따뜻한 곳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으로 파악됐다.

김종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올해도 황새가 영산강 주변에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영산강 인근은 황새가 주변을 넓게 조망하며 안전을 확인할 수 있는 지형이고, 안전을 중요하게 여기는 황새의 특성상 이 일대에는 황새를 위협할 만한 생물이 거의 없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2024년부터 멸종위기종인 황새가 매년 찾아오고 있다. 시에서도 황새를 위한 서식지 보호와 꾸준한 관찰을 통해 생태친화적인 환경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나주=뉴시스] 전남 나주시가 지난 1월 말 영상강유역환경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설치한 황새 인공 둥지. (사진=나주시 제공) 2026.03.08. photo@new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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