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대신 '당위'를 택하다…김창훈이 지휘하는 산울림의 동시대적 부활

기사등록 2026/03/05 15:38:30

'산울림 50주년 기념 정규앨범 볼륨 3' 발매

[서울=뉴시스] '산울림 50주년 기념 정규앨범 볼륨 3' 커버. (사진 = 뒤지버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3.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사이키델릭 밴드 '산울림' 50주년을 기념한 리메이크 프로젝트의 세 번째 정규 앨범 '산울림 50주년 기념 정규앨범 볼륨 3'가 공개됐다고 뒤지버엔터테인먼트가 5일 밝혔다.

2023년 9월부터 시작된 '산울림 50주년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산울림의 베이시스트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창훈이 주도하는 대형 기획이다. 이번 앨범은 앞서 발매된 싱글 연작 중 21번째 곡부터 30번째 곡까지를 모은 결과물로, 지난 2집 발매 이후 약 1년 만에 정규 음반 형태로 찾아왔다.

산울림의 데뷔 50주년인 2027년을 앞두고 발표된 이번 앨범은 캡틴 김창훈의 지휘 아래 매스 록(math rock)부터 아카펠라, 하드록, 트로트 크로스오버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한데 담아냈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곡은 YB가 재해석한 '흑석동'이다. 7현 기타의 중후한 리프와 윤도현의 폭발적인 가창을 통해 원곡의 그리움을 현대적이고 육중한 하드록으로 재건축했다.

반면, 앨범 곳곳에는 청량한 감성도 배치돼 균형을 맞췄다. 아카펠라 그룹 '메이트리'는 '산할아버지'를 산뜻한 아카펠라로 편곡해 원곡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밴드 '데이브레이크'는 산울림의 대표 발라드 '회상'을 도회적인 감성의 시티팝 스타일로 재탄생시켰다. 록밴드 '악퉁'은 1983년 김창완 1집 수록곡 '초야'를 모던 포크 장르로 개건했다.

이 외에도 브로큰 발렌타인, 트랜스픽션, 코토바가 강렬한 록 사운드를 선보이며, 아월(OurR)과 설(SURL)의 시크한 펑키함, 정서주의 애절한 보이스가 더해져 앨범의 완성도를 높였다.

최근 가요계의 리메이크 열풍이 수익 중심의 '당의(糖衣)'에 치중된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좋은 예술을 지향하는 '당위(當爲)'에 집중했다는 평이다. 김창훈은 프로듀서로서 아티스트 선정부터 섭외까지 직접 발로 뛰며 산울림의 음악적 유산을 동시대적인 감각으로 낚아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임희윤 음악 평론가는 "팔기 위한 '포장'이 아닌 지키기 위한 '조업'. 산울림이라는 독창적인 코바늘이 동시대의 감각들을 꿰어 만든 가장 품격 있는 음악적 패치워크"라고 평했다.

1970년대 후반 한국 록의 부활을 알린 산울림은 김창완(71), 김창훈(69), 김창익(1958~2008) 삼형제로 이뤄진 록밴드다. 1977년 데뷔해 록 발라드, 헤비메탈, 동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실험적인 음악으로 인기를 누렸다.

사이키델릭과 개러지 록, 하드 록, 팝, 포크와 블루스, 발라드에 이르는 다채로움은 관습적이고 정형적인 요소를 벗어난 독창적 스타일을 특징으로 한다.

주옥 같은 히트곡이 많다. 국민 가요 위상을 지닌 '개구장이'(동요 1집), '청춘'(7집), '너의 의미'(10집)를 비롯 '창문 너머 어렴풋이 옛 생각이 나겠지요'·'찻잔'(6집), '가지 마오'(7집), '내게 사랑은 너무 써'·'회상'(8집),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안녕'(11집),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13집) 같은 명곡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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