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반도체 지방이전…정치논리 넘어 사회적 갈등 양상 우려
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재검토와 초고압 송전탑 건설 반대 전국행동 소속 주민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용인 반도체 산단으로 향하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전면 백지화를 요구하며 대규모 궐기대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수도권과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농촌 지역에 초고압 송전탑을 세워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에너지 식민지' 정책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는 충남과 호남 지역 대책위 소속 주민들의 삭발식이 거행됐으며, 송전탑 모형을 무너뜨리는 퍼포먼스와 청와대 앞까지의 상여 행진이 이어졌다.
이들은 정부에 ▲용인 산단 계획 전면 재검토 ▲지산지소(지역 생산 에너지의 지역 소비) 원칙 준수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강력히 촉구했다.
반면, 사업 대상지인 경기 용인시는 산단 사수를 위해 배수진을 쳤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최근 국회 기자회견에서 "용인 반도체 산단은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전략산업"이라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방 분산·이전론'을 조기에 종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대통령을 향해 "단계별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임을 대통령이 직접 천명해 달라"며 결단을 요구했다. 전력과 용수 공급은 정부의 책임이며, 이미 확정된 국책사업이 정치적 환경 변화로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에 앞서 용인반도체국가산단이전반대 시민추진위원회는 지난 1월31일 밤 용인시청 야외음악당에서 촛불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반도체산단 이전문제는 지자체간 갈등을 넘어 정치적·사회적 격돌지로 부상하고 있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전선로 경유 지역 후보들은 표심을 흔들 주요 변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정부도 "이미 결정된 정책을 뒤집기 어렵다"면서도 지역 균형발전과 에너지 분산 정책 사이에서 결단을 내리지 못 하고 고심하는 모양새다.
세계적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속도를 중시하는 산업계와 지역발전을 요구하는 지역 사회의 목소리가 충돌, 대통령과 정부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5일 용인원삼반도체클러스터 1기팹 완공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에서 주도권을 굳히기 위해 3월1일부터 2030년 12월까지 21조6081억원을 추가 투자한다고 공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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