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측 "집무실 CCTV 2시간30분, 전체 검증"
특검 "비효율적…증인 신문 대부분 이뤄져"
[서울=뉴시스] 장한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해 내란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재판이 5일 시작됐다. 한 전 총리 측이 집무실 폐쇄회로(CC)TV 영상 전체를 법정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란 특검팀과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서울고법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조진구·김민아)는 5일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항소심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피고인과 특검·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의 출석 의무는 없어 한 전 총리는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재판에서 한 전 총리 측은 1심 증거 조사가 불충분했다고 주장하며 대대적인 반격을 예고했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원심에서는 CCTV 영상에 대해 특검이 필요한 부분만 추려서 제시했다"며 "계엄 당일 저녁 8시 30분부터 밤 11시까지 집무실 CCTV 영상 약 2시간 30분 분량을 법정에서 직접 검증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조태용 전 국정원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등 9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요청했다.
변호인은 "특검 의견서를 보니까 '아무 증인도 필요 없다. 특검법상 시한 있으니 빨리 (재판) 해달라' 즉, 그냥 1회 기일에 결심하자는 취지로 보인다"며 "이 사건의 중요성과 역사적 재판인 점을 감안하면 항소심 재판을 그렇게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1심 증인은 나온 증인이니 (다시) 나올 필요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심리 없이 1심 기록을 보고 해달라는 것은 저희로선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피고인 신문 또한 항소심에서 다시 한번 충분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검 측은 변호인 측의 증인 신청이 재판 지연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이 전 장관 등 주요 인물에 대해 이미 1심에서 증인신문이 충분히 이뤄졌다"며 "이 전 장관은 재판 중이라는 이유로 선서 거부하며 증언 거부하고, 윤 전 대통령도 증언거부권을 행사했다. 실질적으로 항소심에서 유의미한 증언이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고 반박했다.
CCTV 영상에 대해서도 "1심에서 이미 여러 차례 재생됐고, 보안상 이유로 등사가 제한됐다"며 필요한 부분을 특정해 효율적으로 심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이 전 장관과 박 전 장관, 조 전 원장과 신 전 실장 등 6명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윤 전 대통령 등 3명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가 된 CCTV 영상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전체를 무작정 트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특검 측에 새로운 USB 사본 제출을 명령했다. 다만 한 전 총리 측에 변론의 기회를 충분히 주겠다는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비상계엄 당시 국무총리로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를 막아야 할 헌법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방조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최초 계엄 선포문의 법률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사후 선포문을 작성·폐기한 혐의, 헌법재판소의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1심은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 서류 은닉·손상, 위증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또한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일련의 조치들이 형법 제87조가 정한 '내란'의 요건인 '국헌문란의 목적 및 폭동'을 모두 충족한다며 내란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근거로 ▲국무위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소집을 재촉하는 등 의사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 외관을 형성한 점 ▲이 전 장관의 특정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이행을 중지시키지 않은 점 ▲계엄 선포문 서명을 독려하고 사후 서명을 시도한 점 등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국무총리로서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으로 헌법에 따른 모든 노력을 해야 했다"며 "12·3 내란이 성공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러한 의무와 책임을 외면하고 오히려 가담했다"고 질타했다.
한 전 총리는 이 같은 1심 판결에 불복해 5일 만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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