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권·직업 자유·소급입법 문제 제기…"해외 주요국 어디에도 유사 규제 없어"
[서울=뉴시스]송혜리 기자 = 국회입법조사처가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지분제한 규제에 대해 재산권, 직업의 자유·기업활동의 자유, 소급입법 관련 문제에 있어 위헌으로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5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입법조사처로부터 제출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자산 2단계 입법 논의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 지분율 제한'은 위헌 소지가 있으며 해외 주요국에서 유사한 입법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거래소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15~20% 이하로 제한하자는 내용으로 앞서 정부가 제안한 바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가 단순 플랫폼을 넘어 투자자 자산 보관·거래 중개·상장 심사까지 수행하는 만큼, 사실상 '준 금융기관'으로서 대주주 영향력을 통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업계는 가상자산 산업은 민간 주도와 자율성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고 특히 거래소는 대부분 기술 기반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유연한 지배구조를 유지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 지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은 단순 규제를 넘어 시장 경쟁력과 기업가 정신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반발이다.
학계·법조계에서도 헌법적 정당성과 산업적 타당성 모두에서 논란이 커 입법 이전에 충분한 공론화와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입조처도 재산권 측면에서 지분분산과 투명성 제고 간 인과관계에 대해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며, 직업수행의 자유 측면에서 지분율 제한이 경영권 상실을 초래하는 구조일 경우 침해 강도가 중대하게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즉, 지분을 강제로 나누도록 하면 재산권과 경영권을 침해할 수 있어 이런 규제가 정당한지 더 따져봐야 한다는 뜻이다.
또 과거의 일을 새로 만든 법으로 다시 판단하겠다는 소급입법에 있어 가상자산거래소 대주주가 기존에 적법하게 취득한 지분에 대해 사후적으로 강제 처분을 요구하는 규제는 특단의 사정(중대한 공익적 사유 등)이 있지 않는 한 위헌 판단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조처 보고서는 유럽연합·홍콩·싱가포르 등 해외 주요국의 가상자산거래소 규제체계에서는 대주주 지분율을 제한하는 규정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분석하며, 글로벌 정합성 측면에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아울러 국내 자본시장법상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에 대해 대주주 지분율 제한 규정이 존재하기는 하나, ATS는 설립 단계부터 소유지분 제한을 전제하는 반면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우 이미 운영 중인 사업자에 대해 사후적으로 소유 구조 재편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대주주 지분율 제한'적용의 맥락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 증권거래소와 기능적 동일성, 시장 구조, 위험의 성격 및 규율 환경의 차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밀한 비교·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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