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에 멈춘 미 국채 랠리…10년물 금리 4% 재돌파

기사등록 2026/03/05 10:55:02 최종수정 2026/03/05 12:52:24

에너지 가격 상승에 인플레 재점화 우려

연준 금리 인하 기대 약화

[서울=뉴시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중동 사태 여파로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도세가 강해지면 금리는 상승한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는 모습. 2026.03.05.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미 국채 시장의 랠리가 멈추며, 10년물 금리가 다시 4% 선을 넘어섰다.

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중동 사태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오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채권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도세가 강해지면 금리는 상승한다.

이에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 3.961%로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에서 마감했지만, 전쟁 이후인 지난 2일 하루에만 12bp 급등하며 4%를 돌파했다. 이는 하루 상승 폭 기준 지난해 6월 이후 최대치다. 현재도 4.1%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최근 10년물 금리가 박스권 하단을 뚫고 추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에게 실망스러운 움직임이다. 10년물 금리는 경제 전반의 차입 비용을 결정하는 핵심 지표로, 최근 하락세 덕에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3년 만에 처음으로 6%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으나 이번 금리 반등으로 다시 상승 압박을 받게 됐다.

리서치 회사 크레딧사이츠의 책 그리피스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현재 시장은 전형적인 위험 회피 흐름보다 장기화된 인플레이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투자자들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유가와 가스 가격 상승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상품 가격으로 전이될 수 있으며, 이는 기업과 소비자가 장기적인 고물가를 예상하게 만들 수 있다.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기대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자기실현적 현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중동 사태 이후 시장 기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이미 요동치고 있다. 향후 5년간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나타내는 지표인 '5년물 국채와 물가연동국채(TIPS) 금리 차이(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는 전쟁 전 2.46%에서 이후 2.5%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빠르게 식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은 79%에서 약 55%로 낮아졌다.

이란 관련 상황은 여전히 유동적이며, 투자자들은 시장 반응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원유 기준 가격인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 3일 배럴당 85달러까지 상승해 2024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미국이 글로벌 해상 운송로 보호에 나설 것이라는 보도 이후 약 80달러 수준으로 소폭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과거 사례를 들어 성급한 판단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당시에도 국채 가격이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가 이후 급격한 매도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일부 기관 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매수 기회로 보고 있다.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미 국채 총괄 존 매지이어는 "기본적으로는 관세 영향이 약해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하반기 금리 인하가 재개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금리 인하가 어려워지면, 경제 성장 둔화로 투자자들이 다시 장기 국채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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