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체포방해 2심서 "계엄 때 통상적 국무회의 했다면 국민 불안"(종합)

기사등록 2026/03/04 19:23:02 최종수정 2026/03/04 19:40:12

尹 "공수처, 영장 없이 경호구역 압수수색"

특검 "1심 무죄 부분 사실오인·법리오해"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4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수처 체포 방해' 및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2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6.03.04.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장한지 이윤석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 방해 등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관저 압수수색 시도에 대한 물리적 저지는 당연한 조치라고 직접 발언했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당시 국민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통상적인 국무회의를 진행하지 않은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내란전담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4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사건 항소심 1차 공판을 진행했다.

흰색 와이셔츠에 남색 양복을 착용하고 법정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양 팔을 써가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공판에서 대통령 관저에 진입하려던 공수처 수사관들을 저지한 행위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적용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법리적인 부분을 둘째로 치더라도 경호처로서는 경호 구역에 수색영장도 없이 무단으로 들어온 사람을 나가라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 관저이고 경호 구역을 허락도 없이 들어왔으면 '여기서 일단 물러나시오' 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화폰 통화 기록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도 정면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수사기관이 비화폰을 확보했으면 열어보고 통화 내역이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는 등 채증했을 텐데, (그 이후에 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하는 등) 못 보게 한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하냐"고 따졌다.

계엄 선포 당시 정상적인 국무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국무위원들의 심의권을 침해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치안 및 보안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윤 전 대통령은 "통상적인 국무회의처럼 진행했을 경우 계엄 선포 사실이 사전에 알려져 국민적 불안과 동요가 생길 수 있고, 치안 수요가 많아질 것을 우려했다"며 "병력 투입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원 소집하는 통상적인 국무회의처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정에서 들은 증언들과 판결로 인정된 사실관계 격차가 너무 많이 난다"며 재판부에 증거관계를 면밀히 살펴달라고 요청했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날 재판에서 "피고인들 이유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법리오해와 유죄 부분에 대한 양형부당을 주장한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특히 원심에서 인정하지 않은 김신 전 경호처 가족부장과 공모관계에 대해 "김씨의 진술과 메시지를 볼 때 순차 공모한 것으로 보인다"며 "물리력을 행사해 저지했으므로 기능적 행위 지배가 인정된 이상 공모 관계를 인정해야 함에도 이를 배척한 것은 법리오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기일을 오는 23일로 지정하고 이진하 당시 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차례로 불러 증인신문하기로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을 집행한 지난해 1월15일 윤 전 대통령과 경호처 관계자 등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 차량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를 나서고 있다. 2026.03.04. jhope@newsis.com

이 재판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재판과는 별도로 진행되는 것으로 ▲국무위원 계엄 심의·의결권 침해 ▲계엄 선포문 사후 작성·폐기 ▲비상계엄 이후 허위 공보 ▲비화폰 기록 삭제 지시 ▲체포영장 집행 저지 등 5가지 혐의에 대해 심리한다.

앞서 1심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1심은 국가 조직인 경호처를 사적 이익을 위한 '사병'(私兵)으로 전락시키고 계엄 절차를 경시하는 등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전직 대통령 행위에 엄중한 심판을 내렸다고 판시했다.

계엄 선포 과정과 사후 수습 절차에서 불법성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선포 당시 일부 국무위원에게만 소집을 통지해 7명의 심의권을 박탈한 점을 직권남용으로 판단했다.

또 12월 7일에야 비로소 만들어진 문서를 마치 계엄 당일인 3일에 적법하게 선포된 것처럼 날짜와 서명을 조작한 건 법치주의를 기만한 '가짜 선포문'이자 명백한 허위라고 판단했다.

다만 외신을 상대로 한 허위 홍보(직권남용) 혐의와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 대한 심의권 침해 일부 등은 범죄 증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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