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47조' 천문학적 유산…포스트 하메네이 체제 자금줄 되나

기사등록 2026/03/04 17:12:31 최종수정 2026/03/04 17:18:27

스위스·영국 등 해외 계좌에 최대 2000억 달러 은닉 정황

비밀 조직 ‘세타드’ 통해 수십 년간 천문학적 부 축적

차남 모즈타바 상속 가능성…혁명수비대 결집·정권 유지 위한 핵심 재원 분석

[테헤란=AP/뉴시스] 미·이스라엘 공격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한 것이 공식 발표되자 1일(현지 시간) 이란 국민들이 테헤란에 모여 애도하고 있다. 2026.03.02.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 공습으로 사망한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남긴 천문학적인 유산을 두고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하메네이가 생전 축적한 개인 재산이 최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의 사후 이 막대한 부가 어디로 흘러갈지가 향후 이란 정세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4일(현지 시각) 이스라엘 최대 일간지 예디오트 아흐로노트의 온라인 매체 와이넷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메네이의 자산 규모는 최소 1000억 달러에서 최대 2000억 달러(약 147조~294조 원)로 추산된다. 이는 이란의 국가 예산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몰수한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된 비밀 조직 ‘세타드(SETAD)’를 실질적으로 관장하며 부를 불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메네이의 재산은 단일 국가가 아닌 전 세계 각지에 분산 비축된 상태다. 베네수엘라, 아랍에미리트(UAE), 시리아 등 우방국은 물론 프랑스, 영국 및 아프리카 여러 국가의 은행 계좌에 예치되어 있다. 특히 지난 10년간 추적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페이퍼 컴퍼니를 동원해 자금을 세탁하고, 스위스 은행 등으로 자산을 대거 옮긴 정황도 포착됐다.

이 같은 막대한 유산은 하메네이의 차남이자 차기 최고 지도자 후보로 거론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에게 승계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란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이미 이란 전문가 회의는 모즈타바를 후계자로 내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하메네이가 관리하던 거대 자본이 그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는 자금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56세인 모즈타바는 그간 공식 직함 없이도 부친의 권력을 대행하며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하메네이 가문의 대외 자산 관리와 투자 포트폴리오 운영에도 깊숙이 관여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권력과 자본이 동시에 세습되는 구조다.

다만 이란 내부에서는 세습 체제에 대한 반발 기류도 만만치 않다. 이슬람 공화국 체제 자체가 세습 왕정을 타파하며 세워졌다는 점에서, 부친의 권력과 천문학적 유산을 아들이 그대로 물려받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이번 공습으로 하메네이의 부인과 딸 등 일가족 일부가 함께 사망한 상황이라, 남은 유족들 사이의 지분 정리나 권력층 내 유산 분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하메네이의 유산이 단순한 개인 자산을 넘어 정권 유지와 대외 대리 세력 지원에 쓰여온 만큼, 이 자금의 향방이 향후 중동 내 이란의 영향력과 전쟁 수행 능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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